'소간지'란 별명으로 불리는 배우 소지섭(35). 잘생긴 얼굴에 딱 벌어진 어깨, 큰 키까지. 여성팬들을 단번에 사로잡을만 하다. 아무리 봐도 범상치 않은 외모다. 그런데 그런 그가 평범한 회사원으로 변신한다. 영화 '회사원'을 통해서다. 물론 영화의 설정은 평범하지만은 않다. 극 중 소지섭이 맡은 캐릭터 지형도가 다니는 회사는 살인청부회사다. 영화는 지형도가 평범한 인생을 꿈꾸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설정은 독특하지만 평범한 회사원의 비애가 담겨져 있는 영화예요. 정말 회사원처럼 보이고 평범해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구두도 닦지 않고 가방도 해진 걸 멘다든지 하면서요. 누가 봐도 회사원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예전에 나라의 부름을 받고 출퇴근을 했던 경험은 있는데(웃음) 주변에 회사원들이 많아서 그들을 많이 참고했죠."
청부살인업자 역을 맡은 만큼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솔직히 그동안 액션 연기를 많이 해서 이번에도 '그냥 하겠지' 했는데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처음에 무술 감독님이 데모를 찍어서 왔는데 손이 너무 빨라서 안 보이더라고요. 좁은 공간에서 간결하게 싸우는 장면이 많아요. 머리로 생각하면 늦어요. 한 손이 움직이면 다른 게 이미 나가고 있어야 되는 거죠. 두 달 정도 연습했는데 연습하니까 되더라고요."
소지섭이 긴 팔과 다리로 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는 장면은 이 영화의 중요 관전 포인트다. 그의 남성적인 매력을 극대화시켜줄 듯하다. 그런데 소지섭도 처음부터 멋있고 잘생긴 배우로 통했던 건 아니라고 했다.
"제가 1995년에 데뷔했는데 '넌 안 된다', '넌 눈 때문에 안돼'란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 당시엔 장동건씨처럼 눈이 크고 부리부리한 사람이 잘생겼단 얘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잘 버틴거죠.(웃음) 시대 흐름상 제 얼굴을 좋아해주시는 때가 온 것 같아요. 저는 꽃미남 스타일이 아니라 약간 개성있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연기보다 외모로 관심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는 말엔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어느 순간 소간지란 별명이 붙으면서 연기보다 그걸 많이 봐주시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연기를 봐줬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 같아요. 처음엔 소간지란 말이 굉장히 불편했어요. 그런데 너무 많은 분들이 그런 말을 해주시다 보니 이젠 많이 익숙해졌죠."
이어 "나에겐 연기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연기가 하고 싶은 대로 안 될 땐 정말 숨고 싶죠. 새로운 경험들을 해서 계속 제 자신을 채워야되는데 어느 순간엔 내 안에서 끄집어낼 게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배우로서 나이 먹는 것이 굉장히 좋다"고 덧붙였다. "전 정말 마흔이 되는 것이 굉장히 궁금하고 기대돼요. 내 얼굴에서 주는 느낌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돼요. 주변 사람들을 보니 마흔이 되니 많이 변하더라고요."
그는 "'회사원'이란 영화를 관객들이 보고 나서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자기 일에 대해 '내가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나'를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며 "나는 늘 즐겁게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지금이 행복해야 미래가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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