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챔피언 3연패를 노리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에게 한국은 '약속의 땅'이 됐다.
베텔은 14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에서 출발 직후 팀 동료인 마크 웨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후 단 한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는 특유의 독주 레이스를 펼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코리아 그랑프리 2연패이자, 최근 열린 싱가포르와 일본 그랑프리에 이은 파죽의 시즌 3연승이었다.
베텔은 이날 포디엄(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는 동시에 이날 3위에 그친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를 제치고 시즌 처음으로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 선두까지 오르는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베텔과 알론소의 대결은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달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필두로 시작된 아시아 시리즈를 앞두고 알론소가 비교적 여유 있게 드라이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알론소로선 지난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 월드 챔피언에 오른 후 6년만에 다시 세계 최고 드라이버에 등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8월 한 달간의 휴식 기간이 끝난 후 대반전이 시작됐다. 레드불팀이 시즌 중반까지 고생했던 머신의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 영향으로 시즌 1승에 그치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던 베텔의 급상승세가 시작된 것.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제패한 베텔은 내친 김에 지난 주말 열린 일본 그랑프리의 우승컵까지 품에 안았다. 게다가 알론소는 이 대회에서 출발 직후 다른 머신과의 충돌로 인한 타이어 펑크로 리타이어를 하면서 1점도 못 얻는 바람에 베텔은 드라이버 포인트에서 4점차까지 추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주목을 끌었던 코리아 그랑프리, 결국 주인공은 베텔이 됐다. 베텔은 이날 우승으로 시즌 4승째를 거머쥐며 25점을 추가, 총 215점으로 알론소(209점)에 6점차로 앞서며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위치가 바뀌게 됐다. 또 베텔은 3년 연속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을 높였다.
예선 4위에 그쳤던 알론소는 첫번째 랩의 직선 구간에서 루이스 해밀튼(맥라렌)을 제치고 3위에 뛰어올랐지만 레드불 듀오인 베텔과 웨버의 벽을 넘지 못하며 포디엄 달성에 만족해야 했다. 앞으로 4번의 대회가 더 남아 있는 가운데 베텔과 알론소의 경쟁은 끝까지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시즌이 끝난 후 재은퇴를 선언한 '레이싱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는 13위에 그치며 쓸쓸히 한국 팬들의 곁을 떠나게 됐다.
영암=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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