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얼굴' 강민호는 과연 구세주가 될까, 애물단지가 될까.
포스트시즌에 참여하는 팀의 감독들이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고민거리는 바로 '엔트리 구성'이다.
필요에 따라 언제든 1군 엔트리를 변경할 수 있는 정규시즌과는 달리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은 각 라운드별로 처음 제출한 엔트리에 있는 선수만으로 경기를 치러내야 한다. 한 라운드가 바뀔 때, 이를테면 준플레이오프에서 플레이오프를 오르거나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는 각 한 차례씩 엔트리를 재구성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때 제출한 엔트리는 시리즈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예기치 못한 부상자가 나와도 그대로 떠안고 시리즈를 치러야한다.
롯데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사실상 단 한 명의 포수로 치러냈다. 팀의 주전 포수이자 간판 선수인 강민호가 1차전 경기도중 외야로부터의 원바운드로 홈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공에 왼쪽 눈을 맞아 다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타박상인 것 같았으나 정밀 검진결과 자칫 시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정도의 꽤 큰 부상으로 밝혀졌다. '절대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강민호는 2~4차전에 모두 빠졌다.
강민호의 빈자리는 올 시즌 도중 두산에서 트레이드 돼 온 용덕한이 채웠다. 롯데 양승호 감독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제출한 출전선수 명단에는 포수가 오로지 2명(강민호 용덕한) 뿐이었기 때문. 정규시즌에는 포수를 3명까지도 명단에 포함시키지만 이런 단기전에서는 주전-백업으로 단순화하고 대신 쓰임새가 많은 투수나 야수 엔트리를 늘리는 게 상식이다. 그래서 양 감독도 강민호와 용덕한 만을 엔트리에 남겼다. 또한 사실 이들 외에 롯데에는 현재 쓸 만한 포수 자원이 없기도 하다.
어쨌든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궁여지책으로 내보낸 용덕한이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롯데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다행히 SK와의 플레이오프 때는 주전 포수 강민호가 회복돼 돌아올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양 감독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강민호의 복귀가 반드시 '호재'라고 볼 수만은 없다. 어떤 면에서는 롯데를 상당히 고민스럽게 할 수도 있다. 일단, 부상에서의 완전한 회복 여부다. '시력'은 공격과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의 기본 조건이다. 그러나 준PO 1차전 당시 공에 맞은 충격으로 인해 강민호는 '각막후면부종'이라는 증세가 생겨 입원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치료가 잘 진행됐지만, 불과 일주일 여 만에 '완치'되기는 힘들다.
이로 인해 공수에서 제대로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해도 "자칫 시력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들은 마당에 몸이 먼저 위축될 수도 있다.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강민호에게 100%의 활약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렇다면 일단 시리즈 초반에는 용덕한이 포수마스크를 쓰고, 강민호는 지명타자 정도로 나올 가능성이 많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강민호가 출전했을 때 어떤 효과를 내느냐다. 원래 타격에 뛰어난 기량을 지닌 강민호가 합류해 공격력이 커진다고 볼수 있으나,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라면 예상외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홍성흔과의 지명타자 중복도 고민거리다.
또한 만에 하나 용덕한이 일찍 다칠 경우다. 준PO를 거의 전 경기 소화하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용덕한이다. 여기에 시리즈 초반에는 기선제압을 위한 타이트하고 거센 움직임이 나올 것이다. 만일 용덕한이 이런 과정에서 다치면 롯데로서는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강민호의 기량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준PO 때처럼 홍성흔을 백업 포수로 전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강민호의 복귀가 플레이오프 일정을 통해 롯데의 '호재'가 될 지,'악재'가 될 지가 시리즈 승패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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