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WK-리그 수원시설관리공단(이하 수원FMC)이 올해를 끝으로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수원시는 최근 수원FMC 측에 연말까지만 팀을 운영한 뒤 해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통보했다. WK-리그 정규리그를 마치고 대구전국체전에 출전 중인 수원FMC는 전국체전 일정이 마무리 되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2008년 창단 후 4년 만의 일이다.
프로야구 제 10구단 유치 불똥이 축구계까지 튄 꼴이다. 수원은 지난해 3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생구단 유치 의향서를 제출한 뒤 그동안 프로야구 신생팀 창단에 골몰해왔다. 이러다 최근 KT고위관계자가 한 언론을 통해 "수원시와 협의를 끝내고 제 10 프로구단 창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KT와 수원시는 대부분의 합의를 마친 상태며, KBO의 창단 승인만 떨어지면 창단이 확정되는 상황이다. 수원시는 KT의 신생구단 창단과 구단 유치에 따른 야구장 개보수 비용 290억원 마련을 위해 시 체육관련 예산을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비인기 종목 선수단을 해체하기로 결정했고, 이 과정에 수원FMC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단 2년 만인 2010년 WK-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화려한 역사도 생존의 이유가 될 수 없었다.
수원FMC 선수단은 공황상태다. 리그 일정을 마치자마자 난데없이 들려온 해체 소식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 감독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전국체전을 마치면 시 측과 간담회를 갖고 해체를 공식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염 시장이 선수 수급과 수당지급 등 다양한 선거공약을 내걸어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취임 뒤에는 없던 일이 됐다"면서 "너무 황당하다. 수원이 재정이 어려운 도시라면 이해하겠지만, 새로운 구단 창단을 위해 기존 운영팀을 해체하는 논리가 말이 되느냐. 공생해야 할 스포츠 종목 간 대립을 부추기는 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의 허탈감은 더하다. 졸지에 직장을 잃은 꼴에 의욕을 낼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상황은 이미 통보했다. 일단 열심히 훈련하고 상황을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정말 팀이 해체된다면 다른 팀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몸을 잘 만들라고 주문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 축구계는 수원FMC의 해체가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의 성적으로 타오른 여자 축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허약한 토대 속에 어렵게 성장하는 여자 축구의 현실상 실업팀 해체는 유망주들이 성장해도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측과 접촉해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한 수원FMC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생존 방안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시축구협회와 생활체육회도 조만간 논의를 거쳐 수원시청에 수원FMC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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