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올시즌 최약체 중 한 팀으로 꼽힌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물갈이됐다. 이른바 리빌딩이다.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보면, 30대 선수가 단 2명에 불과하다. 송창무 백인선을 제외하곤 모두 20대 젊은 피다. 베스트5는 오로지 젊은 선수들로만 구성됐다.
하지만 혈기 왕성한 젊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웠을 땐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다. 한 번 뜨겁게 달궈지면 주체할 수 없이 타오르기도 하지만, 반대로 조금씩 말리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LG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개막 2연전에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2패를 떠안았다.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 진 감독 역시 마찬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는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슛도 안 들어가고 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졌다. 어린 선수들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그동안 비시즌 때 연습하면서 보이지 않던 게 한꺼번에 나왔다. 차라리 이런 모습이 빨리 나와서 다행이다. 선수들에게 좀더 자신감을 갖자고 당부했다"고 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김 감독의 말대로 LG 선수들에겐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오리온스의 조직적인 수비를 뚫고 시원시원하게 외곽포를 터뜨렸다. 김영환 박래훈 변현수가 돌아가면서 3점슛을 꽂았다. 파이팅 넘치는 LG 선수들이 15득점하는 동안 개막전에서 2연승한 오리온스는 자유투로 단 4득점하는 데 그쳤다.
기세를 올린 LG는 좀처럼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에만 무려 20개의 3점슛을 던졌다. 하지만 무리한 슛은 아니었다. 모두 오픈 찬스였다.
38-22로 16점 앞선 채 전반을 마친 LG는 3쿼터 들어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공격이 안 풀리자 잘 하던 수비마저 흔들렸다. 공격력이 좋은 오리온스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최진수 김동욱 윌리엄스가 살아나며 3쿼터 막판 48-46까지 쫓겼다.
앞선 2경기처럼 무너지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변현수의 가로채기에 이은 득점으로 52-47로 3쿼터를 마쳤고, 4쿼터 초반 벤슨이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윌리엄스의 네번째 반칙을 이끌어내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벤슨은 추가 자유투를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파울 트러블에 걸린 윌리엄스는 위축됐다. 이후 LG의 공격은 되살아났고, 79-58로 21점차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시즌 전 KT에서 이적해 와 주장을 맡은 김영환이 3점슛 4개 포함 25득점을 몰아치며 폭발했고, 가드 변현수는 오리온스의 전태풍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면서 23득점을 올리는 파이팅을 보여줬다. 경기 후 김 진 감독은 "오늘도 후반에 슛이 안 들어가면서 잠시 위축됐던 것 같다. 어리다보니 순간순간의 기복이 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은 선수들 스스로 그걸 극복해낸 것 같아 앞으로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고양=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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