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희망이 있을까. 역전은 가능할까.
절벽앞에 선 SK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분명 2연패를 한 상황의 SK는 가을에서 당당했던 SK가 아니었다.
투수-타격-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1차전을 제외하고 2,3차전서는 불안한 모습을 노출시켰다. 타격은 어딘가 쫓기듯 빨랐고, 마운드는 정비되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실책이 나오며 상대의 기를 살려줬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전력면에선 SK가 우위에 있다.
일단 선발에서 앞선다. SK는 4차전서 마리오를 선발 예고했고, 롯데는 진명호를 내세운다. 마리오에게 무게감이 실린다. 3차전서도 송은범과 고원준의 대결에서 고원준이 떨어진다는 평가였지만 고원준이 의외의 호투를 보였듯이 진명호도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 진명호는 SK전 3경기에 등판해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다. 1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마리오보다 더 좋다. 그러나 마리오는 선발 전문이고, 진명호는 선발 경험이 별로 없다. 마리오는 시즌 중반까지 사실상 SK의 에이스 노릇을 했다. 큰 경기에서 자신있게 던질 수 있다. 진명호는 물음표다.
불펜도 SK가 낫다. SK는 3차전서 박희수와 정우람을 투입시키지 않았다. 롯데는 정대현이 무릎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나오더라도 준PO에서 보여줬던 강력한 피칭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김성배도 연일 등판해 피로도가 상당하다. 3차전서 8회에 결국 실점을 했었다. 김사율은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 4차전은 불펜을 총가동해야하는데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몇 없다.
SK의 실질적 문제는 타격이다. 롯데 마운드에 철저히 농락당했다. 기다리면서 상대를 압박했던 SK는 PO에서 롯데보다 더 공격적으로 배팅을 한다. 자신이 해결하려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러나 2연패로 궁지에 몰린 SK는 위기 때 더 뭉쳐서 헤쳐나갔다. 7월 부진 때도 그랬고, 9월 롯데와의 2위 싸움에서도 하나된 모습으로 끝내 2위에 올랐다. SK 관계자는 2연패를 한 것이 큰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K는 2007년 두산에 2연패후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고,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에 2연패 후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지난해엔 준PO 4경기를 치른 뒤 체력적인 열세를 딛고 롯데를 3승2패로 눌러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위기에서 이기는 법을 안다는 뜻이다.
SK가 5차전까지만 끌고간다면 롯데보다 심리적인 우위까지 갖게 된다. 롯데는 갈수록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4차전에서 꼭 끝내야한다는 부담을 갖게 된다면 2,3차전의 호기로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
얼마나 빨리 진명호를 끌어내리느냐가 숙제. 3차전처럼 선발을 길게 던지게 한다면 경기가 꼬일 수 있다. 선발 타도가 역전 시나리오의 제1장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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