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5차전은 그야말로 총력전이다.
롯데는 선발 유먼에 송승준을 비롯한 모든 투수들이 총 투입된다. SK도 1차전서 위력투를 선보인 김광현을 필두로 불펜진이 모두 대기한다. 선발에게 많은 이닝을 바라지 않는다. 중간계투처럼 전력피칭을 한 뒤 다음 투수에게 바통을 넘겨주면 되기에 상대 타자들로선 점수를 뽑기 여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양승호 감독도 "5차전서는 3점 정도만 내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투수전을 예상했다.
투수전에선 연속안타로 점수를 뽑기는 쉽지 않다. 작전과 주루에서 소중한 1점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4차전서 보여준 정근우의 플레이가 SK에게 희망을 보여준다. SK의 플레이 메이커는 정근우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수비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정근우는 1번타자로서도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끈질긴 승부로 투수를 괴롭히고, 주자로 나가서도 빠른 발로 수비진을 긴장시킨다.
정근우는 4차전서 1번타자의 정석을 보여줬다. 4타수 4안타에 볼넷 1개로 100% 출루를 했다. 1회초 1사 2,3루서 이호준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에서 홈으로 뛰다가 발이 미끄러지며 득점에 실패했지만 이후 5회초 좌전안타를 친 뒤 박재상의 2루타 때 홈을 밟았고 1-0으로 앞선 7회초에도 2루타를 친 뒤 최 정의 안타로 홈을 밟아 혼자 팀의 2득점을 했다.
특히 7회초에선 창조적인 플레이로 SK 야구의 진수를 보였다. 무사 2루서 리드폭을 크게 했다가 박재상이 번트시도를 실패했을 때 협살에 걸릴 뻔했으나 롯데 포수 강민호가 2루로 송구했을 때 재빨리 3루를 파고들어 세이프되며 무사 3루의 추가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정근우는 "박재상이 번트 실패하면 3루로 뛴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즉 일부러 리드폭을 크게 한 것은 박재상이 번트를 야수 정면으로 대더라도 3루에서 세이프될 수 있도록 하면서 박재상이 번트를 대지 못할 경우 3루 도루를 하기 위한 것. 박재상이 번트를 대지 못했을 때 정근우는 강민호가 2루로 던지게 하기 위해 일부러 2루로 돌아가는 척 했었다. 모든 것이 계산된 플레이였던 것.
정근우가 확실히 살아났다. 4차전서 기사회생한 SK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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