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황선홍 감독과의 솔직 토크 "홍명보 감독과 경쟁이요?"

by 스포츠조선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 포항 스틸러스와 경남 FC의 경기가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렸다. 1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포항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서포터즈에게 달려가고 있다.포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20/
Advertisement

FA컵 우승컵을 들던 20일 밤 황선홍 포항 감독과 마주했다. 아직 우승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우승 하나로 그동안의 고생도 다 털어버렸다. 황 감독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Advertisement

경남의 승부차기 순번 알고 있었다?

경기를 하루 앞둔 19일이었다. 미디어데이에서 황 감독은 "경남의 승부차기 순번과 키커의 습관을 다 알고 있다"고 큰소리쳤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는 "사실 알지 못했다. 알 수도 없었다"고 이실직고했다. 거짓말의 이유에 대해 황 감독은 '기싸움'이라고 해명했다. 황 감독은 "우승이 너무나 절실했다. 그런데 당시 미디어데이 현장에는 최진한 감독과 (김)병지가 있었다. 둘 다 노련하다. 병지나 최진한 감독을 심리적으로 흔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거짓말은 계속됐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도 이어졌다. "경기를 앞두고도 선수들에게 '상대 승부차기 순번을 이미 다 안다. 수첩에 적어두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선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몰랐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기를 꺽지 않은 '착한 거짓말'이었다.

Advertisement

기다림의 미학

황 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부산 시절 황 감독은 좋지 않은 소문에 시달렸다. 승부에 집착했다. 선수들과 불화가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황 감독도 알고 있었다. 그는 "부산에서는 막 감독을 맡은 상태였다. 젊었다. 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감정의 변화도 심했다"고 고백했다.

Advertisement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 포항 스틸러스와 경남 FC의 경기가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렸다. 1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포항 선수들이 황선홍 감독을 행가레하고 있다.포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20/

포항에 와서 달라졌다. 팀이 힘들 때 황 감독은 워크숍을 열었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시즌 중반 돌풍을 일으켰던 제로톱이나 팀의 상승세 모두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나온 결과물이었다. 황 감독은 "감독은 기다림이라고 생각한다. 믿고 기다려야 한다. 실제로 현대 축구에서는 내 마음에 맞는 축구를 하기 힘들다.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전술을 들고나와야 한다"고 했다. 1시즌 동안 2~3년은 더 성숙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황 감독은 "그런 것 같다"면서 웃음지었다.

홍명보와의 경쟁?

Advertisement

이야기는 홍명보 감독으로 흘렀다. 둘은 숙명의 라이벌일 수 밖에 없었다. 현역 시절 공격과 수비의 대명사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을 함께 이끌었다. 감독이 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황 감독은 질 수 없다는 듯 FA컵에서 우승했다.

포항과 가시와 레이솔, A대표팀에서 오랜기간 한솥밥을 먹은 황선홍과 홍명보. 스포츠조선DB

황 감독은 홍명보 감독의 이야기에 웃음부터 지었다. 황 감독은 "주위에서 경쟁이라고 하는데 신경쓰지 않는다. 홍 감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이다"고 했다. 이어 "홍 감독이나 나나 함께 가는 동반자다. 서로 이겨야할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