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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의회 '비겁한 기권' 2부리그 구성 타격

by 이건 기자
부천FC 사무국. 부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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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눈치만 봤다. 소신을 지킬 의지도 없었다. 후폭풍도 두려웠다. 결국 비겁함을 선택했다. 프로축구 2부리그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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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도 부천시의회에는 조례안이 하나 올라왔다. '부천시 시민 프로축구단(부천FC) 지원 조례안'이었다. 부천시가 부천FC의 프로축구 2부리그 진출을 위해 창단 첫해인 2013년 축구단에 15억원을, 이후 2017년까지 4년간 매년 2억원씩 줄여나가 2018년부터 연간 5억원씩 지원한는 내용이었다.

2006년 부천SK가 제주로 연고이전한 뒤 부천의 팬들은 2007년 12월 부천FC를 만들었다. 2008년부터 3부리그격인 챌린저스리그에 참가했다. 5년간 약 2억8000여만원의 흑자도 냈다. 몇 안되는 사무국 직원들로 어렵게 꾸려나갔다. 구단의 임원진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운영비를 마련했다. 목표는 프로진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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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프로진출의 호기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해 강등제 도입과 함께 2부리그를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연맹은 2부리그 참가팀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프로 가입금을 40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추었다. 축구발전기금 30억원도 면제했다. 프로 참가 2년차부터 받을 수 있는 스포츠토토 수익금(연간 7억원) 규모)을 1년차부터 받을 수 있게 했다. 70억원 규모였다. 신인 드래프트 우선 순위를 배정하고 각 K-리그 팀에서 보호선수를 제외한 1명씩을 무상임대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 홍보 효과나 시민들의 자긍심 증대를 환산한다면 효과는 더욱 컸다.

부천은 의욕적으로 나섰다. 부천시만 바라본 것도 아니다. 구단 스스로 스폰서 유치에 나섰다. 현금과 현물을 합쳐 2억5000만원을 끌어모았다. 부천 시민들의 정성도 답지했다. 경품으로 써달라며 스포츠센터 이용권이나 상품권을 보내오기도 했다. 27일 개통하는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 팬들이 모여 직접 홍보관도 만들었다. 연맹도 반겼다. 창단을 결정한 안양과 더불어 부천이 2부리그에 참가한다면 흥행에 큰 기폭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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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로서는 조례안만 통과시키면 '프로 축구단'을 얻게 되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저 숟가락 하나 올리면 됐다. 김만수 부천 시장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직면했다. 조례안이 18일 시의회 상임위(행정복지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재앙의 서곡이었다. 부천시는 시의원 10명의 동의를 받아 조례안을 시의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부천 팬들은 물론이고 전국의 축구팬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반대 성향의 시의원들을 압박했다. 박빙이었지만 진통 끝에 통과할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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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3일 본회의 결과는 부결이었다. 28명의 시의원이 참가한 가운데 찬성이 14명이었다. 반대는 1명도 없었다. 나머지 14명의 의원들이 기권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10명,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 소속 의원이 각각 1명씩이었다. 김 시장의 소속정당인 민주통합당 의원 2명도 기권했다. 반대의 명분도, 논리도 없었다. 그저 일부는 당론 때문에, 또 일부는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기권이라는 '비겁한 선택'을 했다.

부결 소식에 부천은 초상집 분위기다. 23일 찾아간 구단 사무실은 대책회의로 분주했다. 오중권 사무국장은 "대안을 모색중이다. 2부리그 진출 외에는 다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부천이 준비할 수 있는 카드는 '의회 재상정'밖에 없다.

연맹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연맹은 같은 날 열린 '2부리그 가입 심사 위원회'에서는 부천에 '시의회를 통과하게 될 경우 승인한다'고 결정했다. 일단은 기다리겠다는 의미다.


부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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