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의 '수문장' 한동진(33)이 서울전 패배의 아픔을 뒤로하고 축구화 끈을 다시 동여맸다.
한동진은 지난 21일 서울과의 K-리그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골문을 지켰다. 제주는 2008년 8월 27일 이후 서울을 상대로 13경기 연속 무승(5무8패)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무기력하게 당할 수만은 없다는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하지만 상황은 기대와 달리 꼬였다. 전반 31분 문전 앞에서 상대 공격수 데얀에게 볼을 빼앗겼고 실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후반 33분에는 고명진의 돌파를 저지하다가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2002년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래 11시즌 만에 당한 첫 퇴장이었다.
경기 후 한동진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마지막 보루인 자신의 실수들이 패배로 이어졌고 팀내 맏형으로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자책감에 시달리던 한동진은 박경훈 감독에게 사과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확인한 박경훈 감독은 한동진에게 전화를 걸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게 축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 이후 어떻게 하느냐다. 그 동안 한동진은 멋진 선방으로 수 많은 승리를 지켜낸 주역이다. 실수에 발목을 잡히면 다시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더욱 성숙해진 한동진을 기대하고 있다"고 그의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다.
박 감독의 조언에 용기를 얻은 한동진은 "여기서 좌절할 수 없다. 실수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 몸이 부서지도록 뛰겠다"고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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