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감독은 23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을 말해달라는 얘기를 듣고 동시에 1,2차전 선발 투수를 밝혔다. 1차전은 윤성환, 2차전에선 장원삼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이만수 SK 감독은 류 감독의 선제 공격에 당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감독은 1차 선발만 예고하려고 했다. 1차전 선발은 윤희상이었다. 그런데 별 것 아니지만 2차전 선발까지 말해야 했다. 2차전은 외국인 투수 마리오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류 감독은 4차전까지 선발을 확정해놓은 상황이다. 3차전은 배영수, 4차전은 탈보트를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 알려주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우선 1,2차전만 말한다고 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의 여유와 자신감의 표현이다.
롯데와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른 SK는 삼성 같은 여유가 없다. 특히 선발 마운드가 그렇다. 이만수 감독은 "우리도 다 돼 있다. 성 준 투수 코치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상의 1차전 투입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 지난 17일 PO 2차전에 선발 등판했기 때문에 던지는데 큰 문제가 없다. 20일 PO 4차전에서 호투했던 마리오가 25일 2차전에 등판할 경우 4일 휴식을 취하는 셈이다. 정상적인 순서였다면 PO 3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송은범이 마리오 보다 먼저 마운드에 오르는게 맞다. 컨디션이 좋다고 판단되는 마리오를 중요한 2차전에 먼저 기용하는 셈이다.
7전 4선승제에서 2차전은 중요하다. 1차전을 패할 경우 2차전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 그래야 조기에 시리즈가 끝나는 걸 막을 수 있다. 반대로 1차전을 승리했을 경우는 2차전까지 잡을 경우 빨리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SK는 김광현의 투입 시점을 잘 잡아야 한다. 그는 PO 1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믿고 맡긴 5차전에서 난조로 조기강판됐다. 비록 팀이 승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김광현의 투구는 실망스러웠다. 페넌트레이스 때 처럼 기복이 심했다. 어깨가 시원치 않았던 김광현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등판해야 한다. 서둘렀다가는 또 무너질 위험이 있다. PO 엔트리에 빠졌다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외국인 투수 부시의 활용법도 SK로선 고민이다. 부시를 선발진에 포함시킬 경우 김광현 송은범 중 한명이 중간 불펜으로 내려가야 한다. 4인 선발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지만 좀 길다. 그래서 시리즈를 운영하는 데 있어 선발 투수 운영이 상대적으로 짧은 PO 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삼성은 여유가 넘치고,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SK는 싸우면서 동시에 준비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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