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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최형우, 삼성 창단 첫 KS만루포로 부진 탈출

by 이원만 기자
25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2012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과 SK의 경기가 펼쳐졌다. 삼성 최형우가 3회 2사 만루에서 SK 마리오를 상대로 우중월 만루포를 날렸다. 덕아웃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최형우.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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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인터뷰실에서 꼭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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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형우의 심장에는 굳은 살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하도 많은 마음고생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심장은 돌덩이처럼 단단해졌다. 웬만큼 힘든 일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부진에 대한 걱정에는 오히려 "뭐, 그 정도면 잘했죠"라며 농담으로 받아칠 정도다.

간략히 돌이켜보자. 최형우. 이제는 대부분 아는 이야기지만, 삼성에서 한번 방출됐다가 재입단한 이력이 있다. 원래 포수로 2002년에 입단했다가 기량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아 2005년 방출됐다. 실의와 절망에 빠진 22살 청년은 군에 입대한다. 때마침 창단한 경찰청 야구단에서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한번 절망의 심연을 경험하고 나니 훈련이 고되지 않았고, 그만큼 실력도 쑥쑥 자랐다. 결국 2007년 2군리그 타격 3관왕을 차지한 최형우에게 이듬해 친정팀 삼성은 다시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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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는 계속 '신데렐라 스토리'가 이어졌다. 2008년 최형우는 역대 최고령(25세)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후 삼성의 간판타자로 맹활약한다. 지난해에는 홈런(30개), 타점(118개), 장타율(0.617) 등 타격 3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에도 도전했다.

잘나가던 이때쯤 또 한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MVP를 두고 팀 동료 오승환과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여 마음고생을 하더니 올해에는 초반 심각한 부진으로 본인은 물론 류중일 감독의 애를 태웠다. 하지만 이런 고난 쯤은 이미 20대 초반 좌절의 막장을 경험했던 최형우에게는 그리 큰 고통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최형우는 늘 밟게 웃다가도 때때로 정색을 하며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라니까요"라며 한숨을 내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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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을 때도 마찬가지다. 최형우는 웃으면서도 오기를 불태웠다. 2차전에 앞서 한창 훈련을 하던 최형우는 "어제 못했다는 기사가 너무 많이 나와서 속상하네"라며 농담을 건네더니 돌연 "경기 끝나고 인터뷰장에서 봅시다"라고 말했다. 이는 곧 2차전에서 맹활약을 펼쳐 경기 MVP의 자격으로 인터뷰장에 들어가겠다는 뜻이었다.

최형우는 그 예고를 입증했다. 이날 5번 지명타자로 나온 최형우는 2회 내야땅볼로 5타수 연속 무안타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2-0으로 앞서던 3회말 2사 만루에서 SK 선발 마리오의 4구째 체인지업(시속 124㎞)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매우 의미가 큰 홈런이었다. 작게는 이날 승리를 굳히는 쐐기포였고, 크게 보면 한국시리즈 사상 3호 만루홈런이자, 삼성 창단 후 첫번째 한국시리즈 홈런이었다. 이날 만점활약을 펼친 최형우는 "1회에 마리오의 공을 보니 변화구가 밋밋했다. 그런데 마침 마침 변화구가 연속 4개가 들어와서 타이밍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MVP를 타겠다는 발언을 한 것은 그저 우리팀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장난이었는데, 너무 확대된 것이다. 이제 팀이 2승을 했으니 그 이야기는 좀 그만해도 될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고난을 이겨낸 최형우의 미소는 가을 보름달처럼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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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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