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경기로 한국시리즈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만큼 SK의 기세가 대단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만해도 삼성의 여유있는 우승이 점쳐졌다. 4경기로 끝나는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그만큼 삼성은 1,2차전서 정규시즌 1위의 위용을 자랑했다. 완벽한 마운드에 장타력의 타선, 깔끔한 수비까지 모든 면에서 SK를 압도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롯데와 5차전의 격전을 벌인 SK는 힘이 빠졌는지 제대로 삼성을 공략하지 못했고, 마운드 역시 홈런에 무너졌다.
그러나 3차전서 SK는 예전의 힘을 보여줬다. 기세를 올리던 삼성에 큰 충격을 안겼다. 시리즈가 삼성의 독무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야구팬에게 일깨우는 한판이었다.
SK의 방망이가 살아났다. 그동안 부진했던 타선이 한번에 폭발했다. 우천으로 인해 하루 연기되며 체력을 회복했는지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았다. 3회초 대거 6점을 내줘 1-6으로 뒤졌을 때만해도 삼성이 3차전도 승리한다고 생각할 때 SK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삼성 마운드를 두들겼다. 박진만의 솔로포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더니 결국 6회말에 상대 실책으로 역전을 했고, 김강민의 쐐기 스리런포가 터졌다. 그렇게 끝내지 않았다. 이호준이 8회에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끝까지 삼성 마운드를 괴롭혔다.
삼성 마운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삼성은 초반부터 끌려다니며 진 게 아니다. 역전을 해서 승리조로 불펜을 꾸렸지만 졌다. 1차전 때 승리를 챙겼던 심창민-권 혁-안지만을 올렸지만 모두 SK 타선에 무너졌다. 특히 SK 선수들도 "구위가 최고"라고 했던 안지만이 김강민에게 스리런포를 맞고 무너진 것은 삼성 불펜이 더이상 오승환에게 안전하게 세이브 기회를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낳게 했다. 믿음에 구멍이 생긴 것.
SK가 선발이 무너져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점은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도 큰 힘이 될 듯. 부시가 무너지고 이어나온 채병용까지 삼성 타선에 뭇매를 맞아 SK는 사실상 마운드를 받칠 선수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박정배와 송은범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정배는 3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사고를 수습하며 2⅓이닝 동안 1실점의호투를 했고, 5회초 2사 2루의 위기서 박정배에 이어 등판한 송은범은 7회초 이승엽과 박석민까지 범타로 잠재운 뒤 마운드를 박희수에게 넘겼다. 이만수 감독은 송은범을 중간계투로 활용한 뒤 시리즈가 후반으로 가면 선발로 등판시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부진을 보였지만 한국시리즈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SK의 반격으로 한국시리즈의 흐름은 어디로 갈지 모르게 됐다. 그래서 더욱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받게 됐다. 4차전이 끝난 뒤엔 어느 팀의 흐름을 타게 될까. 김광현(SK)과 탈보트(삼성)의 어깨가 무겁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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