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올 시즌은 끝났다고 했다. 20일 경남을 1대0으로 꺾고 FA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목표로 했던 다음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손에 넣었다. 더 이상 K-리그 3위 경쟁은 의미가 없다.
우승도 불가능하다. 쉬엄쉬엄해도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포항은 여전히 달리고 있다. FA컵 결승전 이후 열린 2경기에서 어린 선수들을 넣기보다는 구성할 수 있는 최강의 진용으로 나섰다. 24일 부산전에서는 0대2로 졌다. 28일 경남전에서는 4대0으로 승리했다. 1승1패를 기록했다. 포항이 계속 전력질주를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황선홍 감독의 순리 축구
황선홍 포항 감독은 올 시즌 '순리축구'를 계속 주창해 왔다. 인터뷰 때마다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순리대로 가겠다"는 것이다.
황 감독이 생각하는 순리축구는 어렵지 않다.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동시에 선수들이 가장 잘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축구다. FA컵으로 목표를 달성했지만 K-리그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다. 황 감독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시즌 전체적인 성적도 좋지 않다고 믿는 원칙주의자다.
내년 시즌 준비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우승이 목표다. 현재의 경기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비와 공격의 연계 플레이나 경기의 스피드를 높여야 한다. 각종 패턴 플레이의 날카로움도 다듬어야 한다. 승패의 부담에서 자유로운 올 시즌 잔여 경기가 좋은 시험 무대다. 경남전이 끝나고 황 감독은 포항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공격 진행하는 것이나 수비 컴팩트 하게 하는 등 훈련 해왔던 것을 다지고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경험도 중요하다. 황 감독은 최강 진용을 구축하면서도 조금씩 변화를 주었다. 경남전에서는 고무열과 김진용을 선발로 내세웠다. 주전에서 소외됐던 선수들도 경기 경험을 쌓아 내년 시즌에 힘이 되어야 한다. 고무열은 경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김진용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직 경기 경험을 쌓아야할 선수들이 더 있다. 장기 부상 중이었던 조찬호나 측면 풀백을 소화할 수 있는 정홍연, 조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김선우 등이 있다. 앞으로도 사정이 되는한 이들을 자주 투입해 경기 경험을 쌓게할 생각이다.
자존심을 지킨다
포항은 7경기가 남았다. 그 가운데 5경기가 홈에서 열린다. 다들 만만치 않은 상대다. 특히 전북과 서울, 수원 등은 포항의 라이벌들이다. 홈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가는 팬들의 원성을 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내년 시즌도 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내년을 위해서라도 이들과의 홈경기는 승리해야 한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유리한 입장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서울과 전북은 우승을 놓고 다툼 중이다. 포항전에서의 결과에 따라서 우승팀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 수원전도 마찬가지다. 포항의 결과에 따라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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