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3위권이었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매년 자신들의 전력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3위권'이라 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10~2011시즌에도, 준우승을 거두었던 지난 시즌에도 신 감독의 대답은 '3위권'이었다. 3시즌 연속 3위권을 이야기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대한항공은 V-리그를 평정할만한 전력이 아니다. 높이가 높은 것도 아니다. 배구판을 평정할만한 대형 거포가 즐비하지도 않다. 그러나 신 감독의 눈은 그 위로 향해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자신들의 전력을 3위권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한 신 감독이 우승을 입에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탄탄한 조직력
대한항공은 지난 2시즌 동안 스피드 배구를 선보였다.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이다. 리시브 실수가 많지 않다. 중요한 순간에서는 멋진 수비로 팀을 구해낸다. 조직력도 뛰어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외국인 선수인 마틴과의 재계약을 일찌감치 마무리지었다. 마틴을 활용한 공격은 그 깊이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연봉킹(3억원) 김학민도 건재하다. 김학민은 올 시즌 우승을 위해 군입대까지 미루었다.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2년 BTV-베이직 모터컵 대회에서 패턴 플레이를 다듬었다. 예선을 조1위로 통과했다. 결승에서 중국리그 1위팀인 팔일과 맞붙어 3대1로 승리했다. 우승상금 3000만원은 덤이었다. 세터 한선수를 중심으로 한 패턴 플레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백업세터 황동일도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 한선수와 치열한 내부경쟁을 펼칠 것이다. 세터들의 경쟁은 팀에 큰 힘이 된다. 다양한 패턴과 정확도 높은 공격으로 올 시즌 V-리그에서 돌풍을 노리고 있다.
높이 보강
대한항공의 약점은 높이였다. 이영택과 진상헌으로 이어지던 기존 중앙 블로킹 라인은 노련했다. 하지만 체력과 높이에서 아쉬움이 컸다. 결단이 필요했다. 9월 장광균과 신경수를 KEPCO로 내주었다. KEPCO에서 하경민을 데려왔다. 하경민의 영입으로 중앙 블로킹 라인이 두터워졌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준척을 건졌다. 2m11의 역대 최장신 센터 김은섭을 데려왔다. 원포인트 블로커로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 신 감독의 조련을 거친다면 향후 대한항공의 높이를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해결사 부재다. 단기전에서는 해결사가 필요하다. 삼성화재가 우승을 차지했던 것도 해결사 가빈 덕택이었다. 신 감독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선수들을 믿는 수 밖에 없다. 김학민과 마틴을 믿어야 한다. 여기에 곽승석과 류윤식이 성장했다. 이제 더 이상 단기전 무기력증에 발목 잡히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신영철 감독=올해는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LIG손해보험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삼성화재 역시 만만치 않다. 가빈이 떠났지만 분명히 새로운 대안을 들고 올 것이다. 현대캐피탈 역시 문성민의 컨디션에 따라서 성적이 결정날 것 같다. 우리의 목표는 물론 우승이다. 현실적으로는 부상만 없다면 3위권 안에 들 것이다. 하경민이 들어오면서 중앙블로킹이 많이 높아졌다. 조직력과 팀워크로 승부하겠다. 다만 사이드블로킹이 다른 팀들에 비해 낮다. 서브에서도 범실을 줄여야 한다.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김학민(키플레이어)=입대하기 전 펼치는 마지막 시즌이다. 그동안 통합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무조건 통합챔피언의 자리에 올랐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욕심은 크지 않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나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모두 통합챔피언에 대한 꿈으로 똘똘 뭉쳐있다. 우리가 해오던 대로만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경민이 들어왔기 때문에 공격에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마틴(외국인 선수)=개인적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다. 모든 것은 팀승리에 맞추어져 있다.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1라운드가 끝날 때가 되면 다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조금이라도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하겠다. 우승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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