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의 분위기가 절정이다. 삼성이 2연승을 거둔 뒤, SK가 반격했다. 2승2패로 승부는 원점이다.
그런데 프로야구판의 분위기는 이상하다. 한국시리즈의 흥행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두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4차전이 열리기 직전 한화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5차전이 열리기 전날인 10월30일 양승호 감독의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성격이 짙다.
'합당한 가치'의 의미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리기 직전 한화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 승인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류현진이 한국프로야구의 에이스로 '합당한 가치'를 받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키로 했다"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한화는 류현진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거물 사령탑인 김응용 감독을 영입하면서 팀 전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때문에 에이스가 빠진다는 것은 한화로서는 엄청난 손실이다.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투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야구팬의 열망을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한화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로 승인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결단이다.
하지만 류현진의 미국행은 불투명하다.
류현진은 11월1일부터 내년 3월1일까지 실시되는 포스팅 시스템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한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고액을 제시하는 구단에게 독점계약협상권이 주어진다. 한화는 단서를 달았다. 류현진이 제시받는 이적료가 '합당한 가치'여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한화의 조건이다. 매우 불분명한 조건이다. 최소 1000만달러(약 109억원) 이상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런데 이 부분은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류현진이지만 몸값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요동치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가 한창 열리고 있는 시점에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물론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발표를 어떤 시점에 하느냐는 순전히 한화의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뜨거운 감자'인 류현진의 거취문제를 이 시기에 발표한다는 것은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기적인 롯데
롯데의 결정은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뒤 '양승호 감독 사퇴'가 도마에 올랐었다.
그런데 롯데는 즉각 반박했다. 아시아시리즈를 대비해 코치진을 보강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며칠만에 상황은 변했다. 이미 24일 대표이사 면담에서 양승호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거짓말을 했다. 사실 롯데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양 감독의 사퇴에 명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1년 계약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게다가 롯데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실패했지만, 경기내용은 괜찮았다.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단기전에서 약하다는 롯데의 팀컬러를 바꾸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때문에 성적부진이라는 명목으로 양 감독의 사실상의 경질인 사퇴를 결정하는 것은 명분이 없었다.
때문에 롯데로서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발표시기도 '이기적'이다. 한국시리즈가 한창 진행되는 5차전 직전 양 감독의 사퇴를 발표했다. 명분이 없는 양 감독의 경질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비상식의 연속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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