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과 선발의 기로에서 감독의 결정은 불펜이었다.
SK가 3,4차전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힘있게 터진 타선과 함께 경기 중반 삼성의 타선을 잠재운 송은범의 호투 덕분이었다. 그리고 SK 이만수 감독은 30일 문학구장에서 "송은범을 5차전에도 불펜으로 기용하겠다"라고 밝혔다. 분명 의미있는 발언이다.
송은범이 5차전에도 불펜에서 대기한다는 것은 6차전이나 혹시 할 수도 있는 7차전에 선발로 나서기는 힘들다는 뜻. 즉 송은범은 한국시리즈에서 불펜 투수로 계속 활약하게 된다.
이 감독은 당초 송은범을 3,4차전서 중간계투로 기용하고 컨디션이 좋을 경우 6차전에 선발로 낼 생각을 했었다. 5차전 윤희상까지는 선발이 정해졌지만 6,7차전엔 확실한 선발요원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2차전에 나섰던 마리오는 삼성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고, 3차전에 나왔던 부시는 왼쪽 무릎이 좋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이 감독은 송은범을 다시 선발로 낼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송은범의 몸상태가 문제가 됐다. 팔꿈치가 좋지 않아 많은 투구를 할 수 없는 것.
게다가 SK의 불펜진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박정배는 어깨가 좋지 않고 엄정욱은 구위가 그리 좋지 않다. 선발투수가 6∼7이닝까지 던져주면 좋지만 일찍 내려갈 경우 박희수와 정우람에게까지 연결시킬 믿음직한 우완 불펜 투수가 없다.
이 감독은 선발과 중간을 모두 잘 소화하는 송은범을 결국 중간계투로 고정시키기로 했다. "선발로는 길게 던질 수 없으니 3,4차전에서 했던 것처럼 선발과 박희수 사이에서 막아주는 역할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3차전서 부진했던 채병용도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 준 코치가 투구 비디오를 봤는데 구위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했다. 앞으로 대기를 시키겠다"고 했다.
불펜은 송은범의 가세로 분명히 좋아졌다. 선발이 얼마나 버티느냐가 SK에게 남은 시리즈의 과제가 됐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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