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를 평가하는 여러가지 지표 중 하나가 퀄리티스타트다.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보통 선발투수로서 준수한 능력을 보였다는 걸 나타내는 기준으로 쓰인다.
물론 퀄리티스타트 무용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올시즌 KIA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많은 야구인이 지적을 했다. 투수들이 긴 이닝을 책임지려 하지 않고, 6회만 던지면 잘 던졌다고 안주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퀄리티스타트의 가치가 올라간다. 긴장감이 평소보다 몇 배는 더한 큰 경기에선 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책임지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벤치도 조급증을 갖는다. 정규시즌 때처럼 5인 선발 체제로 돌아가지 않기에 선발급 투수들이 언제든 투입을 기다린다.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5회도 채우기 전에 교체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랬다. 4차전까지 양팀 선발투수가 나란히 6이닝을 채운 적은 없었다. 1차전 SK 윤희상(8이닝) 2차전 삼성 장원삼(6이닝) 4차전 삼성 탈보트(6이닝)만이 6이닝을 채웠다. 3차전에선 SK 부시와 삼성 배영수 모두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5차전은 달랐다. 1차전 선발투수였던 삼성 윤성환과 SK 윤희상의 리턴매치. 당당히 1차전 선발로 낙점된 윤성환에, 팀내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윤희상. 둘은 5차전에서도 짠물 피칭을 보여줬다. 윤성환은 6이닝 1실점, 윤희상은 7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단기전에서 돋보이는 호투였다.
한 가지 달랐던 건 승패여부. 윤성환은 안지만-오승환이 든든히 승리를 지켜줬고, 윤희상은 타선 침체로 1차전에 이어 또 잘 던지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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