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든 경기였다."
한국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5차전. 잠실로 무대를 옮겨 5차전 승리를 가져간 삼성 류중일 감독은 "힘들었다"는 말부터 꺼냈다. 류 감독은 "우리가 위기가 많았다. 4회와 7회, 9회 세 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수비와 투수력에서 이겼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고비의 순간을 차근차근 짚기 시작했다. 그는 "4회엔 번트 시프트를 성공했다. 그리고 2사 1,3루 때 더블스틸도 막았다. 7회엔 안지만이 무사 1,2루를 잘 막아줬고, 9회엔 오승환이 3루타를 맞고도 실점하지 않았다"며 "모두 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9회 무사 3루를 막은 게 결정적이었다. 오승환은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투수라 끝까지 믿었다"고 설명했다.
4회엔 캠프 때부터 준비한 작전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류 감독은 "더블스틸을 잡는 방법은 3~4가지가 된다. 벤치에서 포수 이지영에게 사인을 미리 냈다. 캠프 때 이런 걸 종일 연습한다.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류 감독은 이날 2번부터 5번타자까지 왼손타자를 내보냈다. 부진에 빠진 박석민을 6번으로 내리면서 나온 라인업이었다. 그는 타순 변화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상대 실수로 1점을 뽑고, 박한이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냈다. 그래도 득점이 모두 좌타라인에서 나와 만족스럽다. 내일 이대로 갈지는 생각해보겠다. 박석민은 계속 좋아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반면, 세 차례 결정적 찬스를 날리고 패장이 된 SK 이만수 감독은 침통한 표정으로 "오늘 경기는 많이 아까웠다"며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두 차례는 번트를 잘 대지 못해 패했다. 9회초 노아웃에 3루까지 갔다 놓고 점수를 못 낸 게 굉장히 아까웠다. 오늘은 선수들이 더 긴장한 것 같다. 평범한 공을 실수하고, 그게 점수하고 연결되는 등 안타까운 모습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7회 무사 1,2루서 삼진으로 물러난 김강민 타석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볼카운트 1B0S에서 버스터 앤드 런 사인을 냈다. 그런데 실패했다. 두번째는 번트 사인이었다. 그런데 김강민이 수비가 압박하는 걸로 착각해 강공으로 간 게 아쉽다"고 했다.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이 감독은 "내일은 전부 다 대기다. 무조건 이겨서 7차전까지 끌고 가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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