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분다.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 가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등 남자들은 유독 가을을 타고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일까?
가을이 되면 괜시리 공허하고 우울해진다. 기분이 가라앉게 되어 의욕이 저하되고 쉽게 피로해진다. 그 원인 중 하나로 여름이 지난 후 일조량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가을이 되면 햇볕의 강도와 일조량이 감소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든다. 세로토닌은 심리적 안정을 주고 엔도르핀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그러나 이는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남자가 더 외롭다는 이유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조량이 줄면 햇볕에 의한 비타민D의 생성이 감소된다.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의 하나로 골격을 유지하게 하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청소년의 경우는 구루병, 성인의 경우 골다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비타민D는 음식물(등푸른생선, 노른자, 우유, 간 등)로 섭취할 수 있으나, 대부분은 햇볕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가을에는 이런 비타민D의 생산이 감소되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분비가 줄어든다. 비타민D는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한다. 남성호르몬의 저하로 인해 가을이 되면 남자들이 활동력이 줄고 야성적인 모습도 다소 저하된다. 이러한 생리적 작용이 남성을 외로움에 빠뜨려 이성을 적극적으로 만나게 하는 것일지 모른다. 남성호르몬이 저하되는 가을에 성욕감퇴,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장애가 발생하는 빈도가 더 높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사계절 중 남성은 어느 계절에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가에 대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을(44.7%)이 1순위였다. 다음이 겨울(40.8%), 여름(7.9%), 봄(6.6%)의 순이었다.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 또한 계절별로 비교해보면 일조량이 감소되는 가을에 남성호르몬이 저하되기 시작하여 겨울에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진다.
모든 남성이 절대적으로 가을을 타는 것은 아니다. 가을을 타는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계절에 의한 일시적인 심경 변화를 잦은 음주에 의존하기보다는 야외활동(등산, 산책 등)이나 운동을 통해 정신을 맑게 해주고 비타민D의 생성을 활성화시켜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돕는 아연(굴, 콩, 육류 등), 셀레늄(브로콜리, 양배추, 우유 등) 등의 섭취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그 증상이 심각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남성호르몬을 투여받는 것이 좋다. <홍성재/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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