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부산 KT와 원주 동부의 경기는 마지막 5분이 흥미로웠다.
희비가 엇갈리는팽팽한 신경전이 전개됐다. 직접 치고 받고 싸우지 않아서 그렇지 액션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3쿼터까지만 해도 승부는 동부쪽을 급격하게 기울어 있었다. 1쿼터 초반의 열세를 뒤집고 2쿼터부터 역전의 기선을 잡은 동부는 20점차(65-45)로 3쿼터를 마쳤다.
이 정도 스코어 차이면 양팀의 대결은 김이 빠질 때가 됐다. 하지만 4쿼터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볼거리를 선사한 이는 동부 혼혈선수 이승준가 KT 용병 데이비스였다. 이승준이 먼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 종료 6분36초전 . 이승준이 파울 자유투를 성공하고 백코트하던 데이비스를 슬쩍 넘어뜨렸다가 심판에게 딱 걸렸다.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비 신사적 반칙)이 선언됐다. 이 파울은 올시즌 처음 도입된 것으로 경기와 상관없이 상대 선수에게 지난친 파울을 할때 주어진다.
자유투 2개에 공격권까지 내줘야 하는 가혹한 파울이다. 4쿼터 시작 2분여 만에 심하게 몸싸움을 하다가 공동으로 테크니컬파울을 받을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결국 두 선수는 4쿼터 초반부터 티격태격하는가 싶더니 결국 사고가 터진 것이다. 이 파울로 이승준은 5반칙 퇴장을 당했다.
그러자 KT가 신이 났다. 이승준이 퇴장당할 때까지만 해도 54-73으로 뒤져있던 KT는 김명진의 3점슛과 데이비스의 연속골을 앞세워 3분여 만에 64-75까지 추격했다.
온몸을 던져 이승준을 몰아냈던 데이비스가 뒤늦게 펄펄 날았으니 동부로서는 가슴이 졸일 만도 했다.
경기 흐름도 KT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져 당장이라도 역전에 성공할 기세였다. 하지만 하늘은 공평했던 것일까.
데이비스가 너무 신이 났던지 자멸하고 말았다. 절묘하게 데이비스의 기세를 꺾은 이는 동부 베테랑 김주성이었다. 종료 2분39초전 김주성의 밀착 마크에 시달리던 데이비스가 신경전에 말린 나머지 공격자 파울을 범한 것이다. 역시 5반칙 퇴장이었다.
이승준의 퇴장으로 애매해진 경기 상황을 정리해준 '애정남' 김주성의 보이지 않는 '한방'이었다. 그제서야 동부는 정신을 추스르고 KT의 거센 추격을 피해갈 수 있었다.
결국 83대71로 승리한 동부는 KT의 4연승 도전에 찬물을 끼얹는 대신 2연승을 달렸다. 4승7패를 기록한 동부는 LG를 제치고 KT와 공동 7위를 형성했다.
이승준은 경기 막판의 퇴장으로 간담을 써늘하게 했지만 퇴장 직전까지 KT 서장훈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등 이전과 다른 악착 수비와 공격(18득점, 7리바운드)에서 맹활약하며 전혀 미운털이 박히지 않았다.
부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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