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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3연승 비결, 김학범식 '밀당 리더십'

by 박상경 기자
◇김학범 강원 감독이 4일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012년 K-리그 38라운드에서 지쿠가 선제골을 성공시키자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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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김학범 감독이 강원FC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해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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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성남 일화 시절 명성을 떨쳤던 그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불같은 성격이 양떼같이 얌전한 플레이로 소문난 강원 선수단에 제대로 먹힐 지가 의문이었다. 김 감독은 "세월이 지났으니 나도 좀 변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지만, 불타는 승부욕과 열정을 고스란히 강원 선수단에 이식시켰다. 클럽하우스 옆에 붙은 훈련장에서는 고함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선수들은 죽기살기로 뛰었다. 최근 강원이 3연승(상주 상무전 기권승 포함)을 기록하면서 스플릿 그룹B에서 희망가를 부르자 '김학범 효과'가 발휘되고 있다는 평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하지만 '호랑이' 이미지가 김 감독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건 아니다. 이면에는 선수들에 대한 자상한 배려가 숨어 있었다. 가슴 속에 불을 품었어도 조절을 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훈련 뒤의 생활에는 오로지 선수가 먼저다. 클럽하우스 공용 샤워실 사용 순서는 항상 김 감독이 맨 마지막이다. 식사 중에는 실없는 농담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야기 할 것이 있으면 아무 때나 들어오라'며 하루종일 클럽하우스 방문을 열어놓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대전전에서 4년여 만에 K-리그에서 득점을 신고한 심영성에게는 훈련장에서 부진하자 "축구를 할 마음이 있는거냐"고 윽박질렀지만, 숙소에서는 "이제 한 건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어깨를 다독이면서 힘을 끌어내기도 했다. 김 감독을 '호랑이'라고 부르며 슬슬 피하던 선수들도 이제는 진심을 알고 스스로 뭉치고 있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김 감독을 두고 '훈련장을 나오면 동네 아저씨 같다'고 말하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심리를) 밀고 당기는 기술(밀당)이 대단하다. 아마 연애를 하셨으면 대단한 고수가 됐을 것"이라는 농담도 덧붙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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