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대기업 KT가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을 선언하면서 프로야구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T가 프로야구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기까지 5년의 시간이 흘렀다. 5년전만 해도 KT는 프로야구 진입 문제 때문에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2007년 말 현대가 해체를 앞두고 있을 때 인수기업으로 나섰다. 그냥 '프로야구단을 인수해볼까?'하는 구상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이었다.
회사내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시장조사는 물론 구단 인수를 위한 실무작업까지 검토했다.
당시 TF팀에서 일했던 KT 관계자는 "TF팀의 검토 결과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게 좋다는 결론이 나왔고, 회사 차원에서도 현대를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재창단은 시간문제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마지막 관문이었던 사외이사진의 반대에 부딪혀 백지화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KT는 '양치기 소년'이 된 바람에 야구팬들의 원성만 사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5년 전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사외이사 등 KT 안팎에서 10구단 창단과 관련해 별다른 잡음이 없다.
오히려 지난 6일 경기도청에서 실시된 창단 선언식에 이례적으로 이석채 KT 회장이 직접 나서 강한 자신감을 천명할 정도로 상황이 변했다.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KT가 야구단을 운영하려고 시도한 것이 두어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내부의 강렬한 반대에 부딪혔다"며 아픈 과거의 실패담을 추억처럼 언급할 정도였다.
그토록 심했던 내부 반발은 이번에는 왜 잠잠해진 것일까. KT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이제는 대국민 스포츠로 우뚝 선 프로야구가 길을 열어줬다"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굳이 사외이사 등 회사 내부 여론을 설득하려고 발벗고 나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프로야구 호감도가 조성돼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럴 만했다. KT가 현대 인수를 시도했던 2007년 시즌의 프로야구 총 관중은 410만4429명이었다. 2005년 338만여명을 기록했다가 2006년 304만여명으로 추락한 뒤 반등에 성공한 시즌이었지만 프로야구 대흥행이라고 하기엔 미흡한 게 많은 시기였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2008년부터 초고속 성장을 했다. 2008년에 525만여명으로 역대 최대 증가량(115만명)을 기록하며 1995년(540만여명)에 한 차례 기록했던 500만 시대를 탈환했다. 이후 프로야구는 흥행가도를 달리며 지난해 600만에 이어 올시즌 700만 시대를 맞이하는 눈부신 성장을 했다. 이 과정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의 호재가 더해져 프로야구 흥행을 가속화시켰다.
결국 5년전과 현재의 프로야구 위상은 하늘과 땅 차이로 변한 것이다. 이같은 절정기를 맞이하자 KT 내부에서는 대기업으로서 프로야구단에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여기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가는 국민정서에 반하는 뒤떨어진 발상으로 역풍맞을 분위기였다고 한다.
여기에 이 회장이 지난 3월 3년 연임에 성공한 것도 보이지 않는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진통은 있었지만 재신임에 성공함으로써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모양새가 됐고 야구단 창단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업무 추진력에도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이 회장은 회사 소유주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2009년부터 장기간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이사진들로부터 고른 지지세를 확보한 까닭에 10구단에 대한 회의 여론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KT 관계자는 "신축구장 건립, 야구장 장기 무상 임대, 수익 사업권 보장 등 수원시의 전폭적인 지원책을 이끌어낸 것도 10구단 창단에 따른 우려를 차단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KT의 10구단 창단 선언은 3박자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결과물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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