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다."
2012 아시아시리즈 퍼스 히트와의 공식 개막전을 하루 앞둔 7일. 롯데의 공식 훈련이 진행된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송승준은 걱정을 드러냈다. 이날 훈련 후 롯데 권두조 수석코치가 "송승준이 퍼스전에 선발로 등판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힘이 좋다는 퍼스 타선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 이번 아시아시리즈를 앞두고 "포스트시즌에서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다짐한 송승준이었지만 너무 많은 피로가 쌓여있었다.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팀 선발진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왔고, 플레이오프 종료 후 긴장이 풀린 몸의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씨까지 쌀쌀해졌다. 송승준은 "직구 구속이 140㎞를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송승준은 투혼을 발휘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퍼스와의 아시아시리즈 공식 개막전이자 예선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선 송승준은 6이닝 1실점 8탈삼진의 완벽한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데일리 MVP는 당연히 송승준의 몫이었다.
단순히 성적이 좋아 투혼이 아니었다. 송승준은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1회말부터 146㎞의 직구를 뿌리며 퍼스 타선을 깜짝 놀래켰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 정규시즌 선발 요원중 투구가 가능한 선수는 송승준과 고원준 뿐. 예선 2경기 중 1경기는 무조건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송승준을 살아나게 했다. 아시아시리즈를 앞두고 뒤숭숭했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위력적인 투구가 필요했다.
베테랑으로서의 완벽한 수싸움도 보여줬다. 경기 초반 직구 구사 비율을 어느정도 유지했던 송승준은 힘 좋은 퍼스 타자들이 직구를 공략해 대형 파울타구를 때려내자 볼배합을 완전히 바꿨다. 주무기인 포크볼 구사 비율을 현저히 높인 것이다. 변화구 공략에 약점이 알려진 퍼스 타자들은 송승준의 포크볼과 느린 커브에 헛스윙하기 바빴다. 그렇게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위기도 있었다.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불의의 실점을 했다. 5회 1아웃을 잡은 뒤 퍼펙트 기록이 깨지자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투혼을 발휘하는 에이스를 위해 동료들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3-0으로 앞서던 2사 만루 상황서 9번 범브리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황성용이 기가 막힌 송구로 2루 주자 맥기를 홈에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한편, 롯데는 5회 위기를 넘긴 후 6회 3점을 뽑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송승준에 이어 최대성, 진명호가 퍼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6대1로 승리, 아시아시리즈 첫 승을 챙겼다. 타선에서는 맏형 조성환이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오는 10일 일본대표인 요미우리와 '자이언츠 더비'를 펼친다. 요미우리와 퍼스의 전력을 감안했을 때 이날 경기가 결승 진출 주인공을 가릴 한-일간 숙명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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