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진(29)은 FC서울로 이적한 2010년, 첫 해 팀에 우승을 선물했다.
붙박이 오른쪽 윙백인 그는 34경기에 출전, 3골-4도움을 기록했다. 보배 중의 보배였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 했던가. 환희도 잠시, 그는 팀을 떠났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숙명인 군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한 시즌 반을 보낸 최효진은 9월 전역, 친정팀에 복귀했다.
만만했다. 사령탑인 최용수 감독은 입대 전 코치였다. 장난도 치고, 농담도 주고받으며 허물이 없었다. '시련'의 시작이었다. 최효진과 최 감독이 12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울산전(15일 오후 8시·서울) 미디어데이에서 '민간인 적응기'로 옥신각신했다.
"군대 다녀와서 이상한 갑상선 뭐시기(갑상선 항진증)를 들고 왔다. 훈련장에서도 안보이고, 주말에도 다 쉬고. 이제 일할 때가 된 것 아니냐." 최 감독의 선제 공격이 신호탄이었다. 최효진은 "상무 입대 전 뛰었던 팀이라 적응이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 한동안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꼬리를 내렸다.
기세등등한 최 감독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선수라면 훈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해야 하는데 재활훈련을 하면서 얘기도 안하고 끝나면 혼자 들어가더라. 내부 질서도 중요한데 말이다. 왜 그랬냐." 최효진이 꿈틀거렸다. "재활하는 사람들은 그냥 들어가도 된다고 들었다." 최 감독이 다시 맞받아쳤다. "그래도 이야기를 해야지. 군대에서 제일 중요한게 뭐냐. 인원점검이 아니냐." 미디어데이는 웃음바다가 됐다.
화제를 살짝 돌렸다. 최효진에게 감독 최용수를 물었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에는 감독님(당시 코치)와 장난도 많이 치고, 놀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못한다. 카리스마가 생겼다. 나도 조심하는 편이다. 말대꾸도 안하고 '네, 알겠습니다'라고 한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러자 최 감독이 다시 반박했다.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말대꾸)하잖아. 나한테 반박하는 선수들이 몇 명 있다."
그러자 최효진은 뼈있는 한마디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젊은 감독님이어서 오픈된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다만 편하게 하고나서 다 지켜본다."
김진규(27)도 이날 미디어데이를 함께했다. 그의 현재 신분은 '병역 미필'이다. 소감을 물었다. "상무 테스트를 받은 상태에서 굉장히 부럽다. 효진이 형이 사회 적응을 걱정하고 있는데, 난 군대에 가서 적응하느라 힘들 것 같다." 씁쓸한 눈치였다. 최 감독이 이번에는 김진규를 긁었다. "근데 경찰청에 지원했다가 상무로 왜 방향을 틀었지. 난 경찰이 더 무섭던데."
서울의 미디어데이는 늘 '개콘(개그콘서트)'을 방불케한다.
구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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