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철퇴축구' 울산 현대가 아시아 클럽 정상에 섰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마음 속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축하 박수를 보내면서도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호주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근호 김신욱 김영광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짧았다. 최 감독은 13일 호주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90분, 70분, 45분 등 다양하게 경기를 뛰는 선수가 있을 것이다. 변수는 김신욱과 이근호다. 결승전 이후 너무 지쳐있는 상태다. 회복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파들이 빠지면 이근호 김신욱 이동국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고민이다. 아무리 평가전이라고 하지만 내용과 결과가 모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근호와 김신욱은 12일 오후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두 선수에게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다. 특히 체력 외에 다른 것을 걱정했다. 안일한 마음가짐이다. "울산 선수들에게는 기대를 안하고 있다"며 선을 그은 최 감독은 "선수가 큰 목표를 이루고 성취감을 가졌다. 결승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공교롭게도 이근호와 김신욱이 100%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호주전은 대표팀 경기다.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12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총 7경기를 치렀다. 친선경기 3경기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경기다. 울산 소속 4명의 선수들은 계속 호출됐다. 그러나 이번 호주전에는 곽태휘가 제외됐다. 실험해야 할 포지션으로 중앙 수비진을 삼았다. 최 감독은 "중앙 수비 쪽에 젊은 선수들을 실험해야 한다. 훈련을 통해 능력은 어느 정도 봤다. 수비 능력도 능력이지만, 공격을 전개해 나가는 장면이나 경기 운영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권(광저우 헝다) 황석호(히로시마) 정인환(인천) 김기희(알사일리아) 등이 실험 대상이다. 최 감독은 "김영권은 A매치 경험이 있다. 황석호나 김기희의 훈련 모습을 보면 생각 이상으로 기술도 좋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그런 부문을 실전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이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내년 최종예선에서 선수 운용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곽태휘가 차던 주장 완장은 하대성(서울)이 임시로 맡았다. 인연이 작용했다. 최 감독은 2009년 전북 시절 1년간 한솥밥을 먹은 하대성에게 중책을 맡겼다. "하대성은 K-리그 1위팀 주장이다. 미드필드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그 동안 대표팀에 계속 뽑혔지만 출전 기회가 적었다. 이번 경기에서 본인의 장점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며 힘을 실어줬다. 하대성은 "국내파도 해외파 못지 않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대표팀 주장은 굉장히 영광스런 일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있을 지 모르겠다. 소속팀에서 주장을 맡고 많이 적응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최 감독은 하대성의 목소리에서 부담감을 감지했는지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줬다. "하대성에게 주장 완장 두 개를 달아줘야겠다. 하나를 달아주면 의미가 없다"며 기자회견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화성=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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