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명분이 있다, 없다로 갈라져 싸운다.
명분이 없거나 악용할 경우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부작용 뿐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윤빛가람(성남) 김주영(서울) 서상민(전북)이 팀을 떠났다. 주축 선수들의 이적에 감독은 힘이 없었다. 재료를 탓하는 것은 사치였다. 새로운 팀으로 조련해야 했다. 시즌 초반 암울한 나날이었다. 12라운드까지 단 2승(2무8패)에 불과했다.
5월 20일 성남전에서 배수진을 쳤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떨어질 때도 없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라커룸에는 '임전무퇴'가 쓰여 있었다. 싸움에 임해서 물러남이 없다는 각오로 운명을 던졌다. 각본없는 반전의 시나리오는 강렬했다. 괴롭히던 조직력이 안정을 찾았다. 성남전 2대0 승리를 포함해 이후 18경기에서 10승2무6패를 기록했다. 노는 물이 달라졌다. 시도민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리그인 그룹A에 생존했다. 강등권에서 자유로워졌다. FA컵에선 부산교통공사, 강원, 수원, 울산을 차례로 격파하고 마지막 무대까지 올랐다. 지난달 20일 결승전(0대1 패)에서 연장혈투 끝에 포항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준우승도 값진 성적이었다.
황무지에서 핀 꽃이었다. 시도민구단이 모두 그렇듯 환경이 늘 발목을 잡는다. 경남은 그나마 시도민구단 중 모범적인 팀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 매년 40억원씩을 지원하던 메인스폰서 STX가 후원금액을 20억원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경남도청에서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 직원과 코칭스태프에게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기댈 곳이 없었다. 성적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묵묵히 시즌 목표치를 달성했다.
2년차 사령탑인 최진한 경남 감독(51)의 스토리다. 올시즌 그는 눈물샘이 마를 날이 없었다. 환희와 아픔이 교차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또 덫에 걸려 있다. 정치 일정에 갇혔다. 도민구단인 경남은 구단주가 도지사다. 김두관 전 지사가 대선 출마로 도지사를 사퇴했다. 다음달 19일 대선과 함께 도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구단주의 공백에 최 감독의 재계약 여부도 무소식이다. 2010년 말 경남 사령탑에 오른 그의 계약기간은 '2+1'이다. 올시즌 후 구단에서 옵션을 행사할 지, 새 계약을 할 지를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구단은 도지사 선거까지 결정을 미루고 있다.
새로운 도지사가 도의 행정을 제쳐두고 축구단 업무를 얼마나 빨리 파악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축구단은 겨울 시즌이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 영입, 이적 등 선수단의 손익계산과 동계훈련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감독 선임이 늦어질 경우 팀은 겉돌 수밖에 없다. 동기부여도 떨어진다.
최 감독은 명분을 쥐고 있다. 경남이 내년 시즌에도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결정은 빠를 수록 좋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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