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마다 선호하는 선수들이 각기 다르다. 나이 30대 이상의 베레랑을 좋아하는 감독이 있는가 하면, 힘좋은 20대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려는 감독도 있다. 물론 구단의 정책에 따라 이도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감독의 성향이 주전 라인업을 정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두산은 지난 19일 FA 홍성흔을 데려왔다. 4년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입은 홍성흔은 클럽하우스의 리더이자 중심타자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내년 두산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김진욱 감독 역시 홍성흔의 가세가 팀분위기 상승과 경쟁 구도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두산 선수단 구성은 홍성흔의 합류로 중심타선과 일부 포지션에서 경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 가운데 젊은 유망주 타자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현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윤석민(27)의 방망이가 더욱 바빠지게 생겼다. 윤석민은 올시즌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1리, 10홈런, 48타점을 올리며 2004년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주로 4번 타자로 출전하며 팀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두산은 윤석민을 차세대 4번 타자로 키우고 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가 버티고 있는데다 홍성흔이 돌아오면서 윤석민에게 경쟁이 쉽지 않게 됐다. 올시즌 부상과 부진 때문에 주로 2군에 머물렀던 김동주는 여전히 매력적인 4번 타자다. 홍성흔은 올해 롯데에서 4번을 쳤고, 최근 4년 동안 59개의 홈런을 날렸다. 여기에 최준석 오재일 등도 중심타자 후보로 꼽힌다.
그래도 두산은 중심타선에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무한정 김동주 홍성흔 등에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윤석민의 성장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윤석민은 마무리 훈련에서 타격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일본인 타격 인스트럭터 야마모토 가즈노리씨가 윤석민의 훈련을 도와주고 있다. 야마모토 인스트럭터는 현역 시절 주로 긴테쓰에서 뛰며 99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15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은퇴 후에는 일본 사회인 야구팀 감독도 역임했다.
두산의 중심타자라면 홈런 20개 이상은 쳐줘야 한다는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야마모토 인스트럭터는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 윤석민에게 좀더 파워풀한 스윙을 주문하고 있다. 김 감독도 윤석민이 장타력을 더 키우기를 바라고 있다. 윤석민은 구리 인창고 시절부터 김 감독의 애제자였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김동주나 홍성흔이나 다들 경쟁해야 되는 것 아닌가. 윤석민은 지금 일본에서 무섭게 성장중이다. 확실하게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중심타선에 누구를 중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윤석민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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