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튀기는 혈전이 펼쳐진 K-리그 41라운드. 대전은 리그 불참이 확정된 상주와 경기 일정이 잡혀 있었다. 공짜 승점 3점을 얻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강등 탈출 경쟁을 펼치는 광주와 강원이 각각 인천, 전남과 경기를 치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대전의 잔류 가능성이 좌지우지됐다.
유상철 대전 감독은 광주, 강원 경기를 보지 않았다. 다음 경기가 광주전인만큼 전력 탐색차 볼 법도 했지만, 일부러 외면했다. 유 감독은 "어차피 이제부터는 하늘의 결정이다. 성남이 3-0으로 이기고 있다가 3대4로 질 줄은 정말 몰랐다. 승부조작 아니야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 그래서 다른 팀 결과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선수들에게도 다른 팀 결과보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코치를 광주로 보냈다. 전력분석을 보고 받고 DVD를 통해 다시 한번 광주 경기를 봐야 한다. 몇번이고 봐야하는 경기다"고 했다. 그러나 사람인지라 경기결과까지 무시할 수는 없었다.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확인했다. 이 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았다 뗏다를 몇차례 반복했더니 경기가 모두 끝났다. 결과는 광주가 무승부, 강원이 패배를 당했다. 유 감독은 "인천이 광주를 잡아 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이긴 팀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웃었다. 승점 46점의 대전은 광주(승점 41), 강원(승점 40)과 승점차를 벌리는데 성공했다. 3경기만을 남겨놓은 지금, 대전은 25일 광주만 잡는다면 잔류를 확정짓는다.
유 감독은 광주전을 '지도자 인생 최대의 경기'라고 했다. 대전의 잔류 뿐만 아니라 그의 재계약도 걸려있다. 유 감독은 올시즌을 끝으로 대전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전종구 대전 사장은 재계약 여부에 대해 "잔류한다면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광주전에서 승리한다면 재계약도 한발 다가서게 된다. 유 감독은 특별한 전술훈련보다는 선수들 마음을 다잡는데 집중하고 있다. 선수들도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분위기다. 유 감독은 "미팅과 면담을 많이 하고 있다. 어차피 시즌 막판이라 특별히 변화를 줄 수 있는게 없다. 지금부터는 마음가짐 차이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공수의 핵심인 케빈과 이정열이 부상에서 돌아온다. 코뼈 부상을 당한 케빈은 가벼운 조깅을 시작했다. 케빈은 어려운 팀사정을 감안해 부상에도 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정열 역시 마찬가지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선수들도 마지막이니만큼 불꽃을 태우겠다고 하고 있다. 유 감독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해 반드시 광주를 잡고 잔류를 확정짓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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