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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이대호, "첫 홈런 늦어 스트레스 받았다"

by 이명노 기자

"솔직히 홈런이 늦게 나와 스트레스 많이 받았죠."

오릭스의 4번타자 이대호가 23일 부산에서 야구 꿈나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대호는 23일과 24일 양일간 부산 구덕구장에서 유소년·사회인 야구캠프를 열고 직접 코치로 나섰다. 추운 날씨에도 유소년들과 호흡하며 자신의 야구 노하우를 한껏 전수해주는 모습이었다.

이대호는 취재진과 만나 일본에서 보낸 첫 시즌을 회상했다. 그는 "사실 내가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다. (이)승엽이형처럼 40~50개를 칠 수 있는 타자도 아니고, 중심에 맞히다 보니 넘어가는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그래도 팀의 중심을 잡고 있는 외국인선수로서 홈런에 대한 부담감은 클 수 밖에 없었다.

이대호는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용병이다 보니 빨리 홈런을 쳐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꾸 첫 홈런이 안 나오다보니 스윙이 커져버렸다. 배트스피드도 느려지고, 계속 안 좋아질 뿐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이대호는 지난 4월21일 니혼햄과의 홈경기에서 첫 홈런포를 터뜨렸다. 개막 후 17경기, 69타석 만이었다. 홈런을 기점으로 타격 밸런스가 돌아오기 시작했고, 데뷔 첫 해 퍼시픽리그 홈런 공동 2위(24개), 타점 1위(91타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대호는 올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아직도 30홈런과 타율 3할을 놓고 고르라면 타율 3할이 좋다. 공갈포는 되기 싫다. 풀스윙해서 30홈런을 치나, 중심에 맞히다가 20홈런 이상 치나 개수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홈런에 욕심은 없다"고 밝혔다.

성적이 나기 시작하자 팀 적응에도 속도를 냈다. 일본프로야구에선 첫 시즌이었지만, 프로에서만 11년을 뛴 그였다. 팀에선 베테랑 역할까지 해냈다. 이대호는 "비록 용병이지만, 12년째 프로 생활을 하면서 쌓은 경험이나 노하우를 최대한 많이 얘기해줬다. 코치가 기술적인 부분은 가르치지만, 어린 선수들은 작은 부분을 놓치고 갈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신인 가와바타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가와바타는 올해 입단했지만,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대호는 "초반에 잘 맞다가 체력이 떨어지면서 갑자기 슬럼프가 오더라. 신인인데 많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방망이 무게를 10~20g 줄인다거나, 안 맞을 땐 어떤 운동이 필요하단 얘길 해줬다"고 했다.

방망이 무게를 줄이는 등의 작은 변화는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쉽게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이대호는 "선수는 웨이트를 했기 때문에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안 맞기 시작해도 컨디션이 안 좋다고 생각하지, 배트나 체력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상태로 계속 몰고 가면, 악화되기만 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젊다 보니 맞기 시작하면 자신감이 있으니 타율이 잘 올라간다. 하지만 하루 이틀 안 맞기 시작하면 또 급해진다. 다른 이유는 없다. 멘탈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고민하는 가와바타에게 "팀은 네가 1군에서 뛰는 것 만으로도 고마워한다. 타율 떨어지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사람 한 명도 없다. 첫 해부터 팀 성적 때문에 부담 느낄 필요도 없다"고 조언을 건넸다.

이대호는 외국인선수지만, 언어소통 등 여건만 허락된다면 주장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중학교 때 한 번 주장을 맡아본 그는 성적도 내고 선수들이 필요한 걸 구단에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주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대호는 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된 상태다. 그는 "대표팀은 무조건 가는 것 아닌가. 대표팀에 뽑히게 되면 꼭 참가하겠다고 구단과 감독에게 얘기하고 왔다"며 활짝 웃었다.

부산=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오릭스 이대호.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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