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는 종종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는 도구가 된다. 자신의 생각을 티셔츠 가슴팍에 새겨넣어 뜻을 알린다. 여러가지 캠페인이나 집회에서 같은 티셔츠를 입는 것도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런던 남부 풀럼브로드웨이역 인근 티셔츠 한 장으로 주목을 받는 이가 있다. 첼시의 주장 존 테리다. 테리는 26일 맨시티와의 홈경기가 시작되기 전 개인 훈련 시간을 가졌다. 테리는 12일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무릎 이상을 느껴 들것에 실려나갔다. 이후 재활훈련에 매진했다. 맨시티와의 경기 전 테리는 피치 위를 뛰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테리의 티셔츠가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등번호인 26번이 찍힌 트레이닝셔츠가 아니었다. 16번을 입고 나왔다. 최근 경질된 로베르트 디 마테오 첼시 전 감독을 위해서였다.
디 마테오 감독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16번을 달고 첼시에서 미드필더로 뛰었다. 그는 지난 시즌 코치로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을 보좌했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경질되자 감독 대행을 맡았다. 흔들리던 선수단을 잘 추스렸다. 5월 2011~20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첼시 역사상 첫 유럽 정복이었다. FA컵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공로를 인정받아 올 시즌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첼시는 올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했다. 21일 조별리그 5차전 유벤투스 원정경기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1경기 남겨놓은 상태에서 자력 1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는 바로 철퇴를 날렸다. 시즌 개막후 3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를 사들인 2000년 이후 7번째 경질이었다. 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맨시티전이 시작되기 전 팬들은 디 마테오 감독을 대신해 첼시 지휘봉을 잡은 라파 베니테스 감독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전반 16분이 되자 팬들은 다 일어났다. 박수를 치며 디 마테오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첼시를 위해 헌신한 디 마테오 감독을 향한 마지막 선물이었다.
16번을 달고 몸을 푼 테리는 티셔츠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발행된 구단 공식 경기 책자에서 디 마테오 감독을 그리워했다. 그는 '로비(디 마테오 감독의 애칭)는 대단한 사람이었고 팀의 전설이다. 우리는 로비의 미래에 성공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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