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30년 역사를 써내려 온 K리그에 처음으로 '강등제'가 도입된 특별한 해였다. 무엇이든 '처음'이 주는 의미는 남다른 법. 더욱이 우승 팀도, ACL 티켓을 거머쥔 팀도 정해진 상황, 상주와 함께 '최초 강등팀'이 나올 최하위권을 향한 관심은 지대했다. 그룹 A와 B로 나뉜 스플릿 일정에 들어 좀처럼 언론과 TV 중계의 빛을 받지 못했던 팀들이 시즌 막판 스포트라이트의 정중앙에 서게 됐으니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43라운드 성남과 강원의 맞대결이 펼쳐진 탄천 종합운동장에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리는 건 당연했다. 30분 앞서 대구에서 열린 경기에서 피 튀기는 강등 전쟁의 경쟁자 광주가 2대 0으로 패하면서 강원에 자력으로 살아남을 기회가 주어진 것. 전반 43분 백종환의 골로 리드를 잡아간 강원은 이를 마지막까지 지켜내며 최종 라운드 결과와 상관없이 1부 리그 잔류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팀의 사활까지 걸고 싸운 김학범 감독이 경기 후 가장 먼저 꺼낸 말은 "힘들었다."였다. "사실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을 했다.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했지만, 내색을 할 수 없었다. 내게서 바람이 불면 선수단엔 태풍이 분다. 속은 썩어가면서도 겉으론 웃어야 했다."며 털어놓은 속내엔 시즌 중반 갑작스레 팀의 지휘봉을 이어받아 '죽어가는 팀을 살려내라'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휘슬이 울리고 가장 먼저 김학범 감독에게 안긴 오재석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시즌 중반 올림픽에 다녀오면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미안함을 먼저 전한 이 선수는 "솔직히 조금 불안한 감은 있었다. 코칭스태프들이 인저리 타임이 되어서야 대구와 광주의 결과를 알려주었는데, 다리가 풀리더라."며 소감을 전했다. 특히 대화의 사이 사이에 추임새 마냥 되풀이한 "살았다. 정말 행복하다"는 외침은 그동안의 심적인 부담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라운드에서의 환호가 이어지던 순간, 관중석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송학 사무처장의 눈가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남종현 사장이 사퇴를 선언하며 누구보다도 속 앓이가 심했을 그는 "알다시피 많은 패배가 있었다."며 운을 뗀 뒤 "재정이 안 좋다 보니 선수들에게 환경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주지 못해 늘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선수단을 비롯한 모든 분들이 열심히 해주신 덕분에 살아남았다"며 공을 돌렸다.
창단 이후 4년 동안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골대 뒤를 든든히 지키며 잔류에 큰 힘이 되어준 서포터즈 나르샤도 가슴 졸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들 울고 난리가 났다."던 김남선 회장은 "작년엔 최하위였어도 '강등'이란 단어 자체가 와 닿질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당장 코앞에 닥쳤다. 강등이 주는 스트레스가 직장 스트레스보다 더 심했던 것 같다"며 당사자로서의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여러 구단, 여러 사람의 가슴을 들었다 놓은 K리그의 첫 번째 강등 전쟁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강원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기를 기다렸던 광주도 힘든 전쟁을 해오긴 마찬가지였을 터.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 수밖에 없는 성장통을 겪으며 K리그는 한 발자국 더 전진하는 중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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