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접전이다.
28일부터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시작된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프로팀의 졸전인지 대학팀의 선전인지 모를 애매모호한 성격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대회 첫날인 28일은 그러려니 했다. 프로팀들의 멤버가 1.5군이었다. 연세대와 상대한 SK와 중앙대를 상대한 KGC는 베스트 멤버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비교적 주전급 멤버가 나선 둘째날조차 예외 없이 접전이 이어졌다. 전자랜드는 문태종을 제외한 토종 주력 멤버를 총출동시켜 대학 최강 경희대에 맞섰다. 10점 차까지 뒤졌지만 4쿼터 뒷심을 발휘해 65대63으로 가까스로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경희대가 대학 최강팀이고 김종규란 걸출한 골밑 플레이어가 있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전자랜드의 필드골 성공률 38%는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동부 역시 김주성을 제외한 토종 주력 멤버를 총출돌시켰지만 한양대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쿼터에 역전도 혀용했고, 4쿼터에도 시소전 끝에 88대80으로 이겼다.
예기치 못한 당혹스러운 프로팀들의 고전 흐름. 그 속에 용병 중심 수비 농구의 한계가 발견된다. 갑작스레 외국인 선수가 빠져나간 패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주로 수비와 패턴 플레이에만 치중해오던 토종 선수들. 적극적 공격을 통한 '해결사'의 역할은 늘 용병과 에이스 등 타인의 몫이었다. 평소 공격적인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오버'하면 날아오는 건 "농구 혼자서 하느냐"는 야단과 눈총 뿐. 그나마 조금 있던 개인기마저 시간이 흐를 수록 퇴화되고 박제화된다. 그러던 차에 시작된 최강전. 갑작스런 해결사 역할 요구. 얼떨떨하다. 바뀐 환경이 낯설기만 하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29일 용병 없는 토종 선수만의 조직력 상 한계를 설명했다. "국내선수들만으로 이뤄진 조직력은 시즌 전 용병 합류 전까지만 괜찮다. 용병이 입국하면 용병과 문태종 중심의 패턴을 익히게 된다. 나머지 선수들은 주로 파생되는 공격만 할 뿐이다. 스스로 해결사 역할을 수행해내는 것도 이번 대회를 통해 배워야 하겠지만 하루 아침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한계를 설명했다. 용병 중심의 수비 농구의 한계. 고스란히 국제대회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현역 시절 이충희, 허 재 감독 같은 걸출한 '해결사'가 없는 대표팀의 고민도 여기서 출발한다. 최강전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한국 농구의 과제.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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