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그들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FC서울 공격의 두 축인 데얀(31·몬테네그로)과 몰리나(32·콜롬비아), '데몰리션'이 공격타이틀을 독식했다. '골신' 데얀은 득점, '전천후 미드필더' 몰리나는 도움왕에 올랐다. 2일 막을 내린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는 '데몰리션'의 세상이었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 데얀과 몰리나는 이날 부산과의 최종전(2대1 승)에서 전반 41분 골과 도움을 합작했다. 데얀은 31호골, 몰리나는 19도움을 기록했다.
30년 K-리그 역사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데얀은 2003년 김도훈이 세운 K-리그 한 시즌 통산 최다골(28골)을 9년 만에 갈아치웠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득점왕(24골)에 올랐다. 2년 연속 득점왕은 K-리그 사상 데얀이 처음이다. 전북 이동국이 마지막까지 추격했지만 데얀을 넘지 못했다. 26호골에서 멈췄다.
데얀은 외국인 골역사도 새롭게 작성했다. 그는 부산, 수원, 성남에서 뛴 샤샤(104골)를 넘어 122호골을 기록했다. K-리그 통산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골도 이미 경신했다. 2003년 27골을 터트린 마그노(당시 전북), 도도(당시 울산)를 넘어섰다.
몰리나는 19도움을 역사에 남겼다. K-리그 통산 한 시즌 최다 도움이다. 1996년 포항의 라데가 세운 16개의 기록을 16년 만에 재작성했다. 2위 에닝요(전북·13개)가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09년 K-리그에 발을 들인 그는 지난해 성남에서 서울로 이적했다. 18골-19도움을 기록한 그의 공격포인트(37개)도 역대 한 시즌 최다이다. 아쉽게 한 시즌 첫 20(골)-20(도움) 클럽 가입에 실패했지만 그는 지난달 15일 최단 기간(116경기) 40(득점)-4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기존 에닝요의 135경기 기록을 19경기나 앞당겼다.
팀의 우승에 득점과 도움왕을 나눠 가진 둘의 감격은 특별했다. 데얀은 "행복하다. 고비마다 힘을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누군가가 나의 기록을 깨면 기쁠 것이다. 이제 31골이 역사에 남았다. 우리 팀은 진정한 프로였다.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우린 K-리그의 챔피언이다. 멋진 휴가를 즐길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몰리나도 "팀이 우승했고, 나도 좋은 기록을 남겼다. 완벽에 가까운 시즌이었다. 팀에 도움이 된 것이 너무 기쁘다"고 했다.
데얀은 시즌 MVP(최우수선수) 후보에도 올라 있다. 3일 오후 2시 50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에서 MVP 수상이 유력하다. 그는 "아직 만족하기는 이르다. K-리그에서 이제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클럽이 원하는 한 내년에도 서울에 남을 것이다. 내년 시즌 K-리그는 물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 현재의 진용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럼 31골과 19도움 중 어느 기록이 더 힘들까. 두 선수에게 공통 질문을 던졌다. 데얀은 "둘 다 힘들다. 19도움이 좀 더 어려울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어시스트라고 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힘들다. 언제 이런 기록을 깰 지 기대가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몰리나는 "난 골은 18골 밖에 못 넣었다. 이에 비해 데얀은 31골이나 넣었다. 서로, 서로가 도움이 됐다"고 화답했다.
리그 구조는 몇 해를 주기로 옷을 갈아 입는다. 올시즌은 단일리그로 팀당 44경기(3라운드)를 치른 후 플레이오프 없이 우승팀과 득점, 도움왕을 가렸다. 2003년과 동색이었다. 2013년 컵대회를 재도입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규리그 경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31골과 19도움은 깨지기 힘든 역사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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