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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청룡영화상] 어떻게 뽑았나…사상 유례없는 4시간의 설전

by 김표향 기자
제3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앞두고 심사위원들이 시내 모처에 모여 수상작을 심사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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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시간에 가까운 혈전이었다. 올해 좋은 작품이 유독 많았다는 공통된 평가 속에 심사위원들의 고뇌는 심사가 진행될수록 깊어져만 갔다. 후보자들의 이름이 쓰여 있는 심사표에 표기를 못하고 깊은 숨을 내쉬며 한참을 머뭇대는 장면도 여러 번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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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여우상 부문부터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졌다. '은교'로 신인여우상을 휩쓸고 있는 김고은이 쉽게 트로피를 가져갈 거란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건축학개론'의 배수지와 '코리아'의 한예리가 급부상하면서 3파전으로 흘렀다. 심사위원들은 "전 부문 중 신인여우상 심사가 가장 어렵다"고 혀를 내둘렀다. 1차 투표에선 김고은 4표, 배수지 2표, 한예리 2표, 고아라 1표로 분산됐고, 과반수인 5표 이상을 얻어야 수상이 확정되는 규정에 따라 김고은과 재투표를 할 후보자를 가리는 2차 투표가 진행됐다. 동률을 이룬 한예리와 배수지를 대상으로 진행된 2차 투표에서 한예리가 앞섰고, 다시 3차 투표에서 김고은과 한예리 중 결국 김고은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배수지의 가능성과 한예리의 진정성에 높은 평가를 했고 트로피를 안기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의 애정을 꼭 전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언제나 박빙을 이뤘던 남녀조연상 부문에선 의외로 쉽게 결론이 났다. 특히 남우조연상 부문은 역대 최단시간 심사 기록을 세울 정도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은 "설명이 필요없다"는 짧은 '설명'과 함께 류승룡에게 몰표를 던졌다. 더불어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상을 받는 배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여우조연상 부문에선 '연가시'의 문정희와 '댄싱퀸'의 라미란으로 표심이 갈렸고, 심사위원들은 다소 평이한 캐릭터를 놀라운 연기력으로 돋보이게 표현해낸 문정희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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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후보자들 사이에서 표를 독식한 수상자도 나왔다.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캐릭터로 사랑받은 조정석은 신인남우상 부문에서 심사위원 9명의 표를 모두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코미디 연기로 상을 받은 예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조정석은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중심을 잡았다. 충분히 인정해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청룡의 여왕'을 뽑는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심사위원들은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피에타'의 조민수에 대해서는 "배우의 아우라가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며 "다양한 변화구로 삼진을 시키는 것도 좋지만 직구 3개로 결정짓는 힘도 필요하다. 조민수가 그런 배우다"라고 호평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임수정은 "로맨틱코미디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했다. 특히 다양한 연기톤과 연기 앙상블에 감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6대 3으로 임수정에게 트로피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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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최민식이 이병헌을 누르고 수상자로 결정됐다. 심사위원들은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1인 2역 연기를 펼친 이병헌의 '재발견'에도 좋은 평가를 했지만,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집대성한 최민식에게 존경과 경외를 표했다. 한 심사위원은 "최민식에게 상을 주지 않으면 죄를 짓는 느낌"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더불어 안성기에 대해 특별 언급을 했다. '부러진 화살'의 자폐적이고 고지식한 캐릭터는 안성기로 인해 더 돋보였다는 평가다.

2012년 최고의 영화와 감독을 뽑는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심사는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분위기도 더 없이 엄숙했다. 심사위원들은 영화의 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다섯 후보 모두를 높게 평가했다. 난상토론이 이어지며 좀처럼 결론이 나질 않았다. 결국 사회적 테마를 거침없이 다룬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에게 감독상이 주어졌고, 영화 언어에 충실해 인간 구원의 주제의식을 다룬 '피에타'에 최우수작품상을 안겼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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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단

김미희(제작자/스튜디오 드림캡쳐 대표), 김형중(스포츠조선 문화사업부 팀장), 남경주(뮤지컬배우), 노종윤(제작자/동문파트너즈 파트너&웰메이드필름 대표), 안병기(제작자/토일렛픽쳐스 대표), 조진희(교수/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조혜정(교수/중앙대 예술대학원), 황동혁(영화감독)(가나다 순), 네티즌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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