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 하는 축제답게 입담이 넘쳤다.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2년 K-리그 시상식은 '입담 잔치'이기도 했다. 그라운드에서 굵은 땀을 흘린 선수들이나 굳은 표정을 풀지 않던 감독 모두 이날 하루 만큼은 긴장을 풀고 재치를 마음껏 발산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이날도 화제의 중심이었다. 감독 부임 첫 해인 올 시즌 우승을 거머쥔 것 뿐만 아니라 올스타전 뱃살 세리머니, 리그 우승 말춤 세리머니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유로2012에서 득점 후 멋진 식스팩을 공개한 이탈리아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를 패러디 한 뱃살 세리머니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말춤 세리머니 때는 팬들의 응원 소리 때문에 놀란 말이 흥분하면서 낙마 사고를 당할 뻔 했던 아찔한 경험도 했다. 최 감독에겐 말춤 세리머니가 지우고 싶은 기억이었던 모양이다. 최 감독은 "내가 겁이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을 처음 타보니 무섭더라. 떨어질 뻔 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면서 "앞으로 다시는 말을 안탈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A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긴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도 빠지지 않았다. K-리그 전북 현대 사령탑 시절부터 입답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넘쳤던 재치는 이날도 유감없이 발휘가 됐다. 그는 이날 최연소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탤런트 김소현(15)이 "감독님은 나이가 어떻게 되시느냐"고 묻자 "어른한테 그런 걸 물어보면 안돼"라고 답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최 감독은 "누가 대본을 이렇게 어렵게 써 놓았느냐"더니 멋쩍은 듯 "누가 이렇게 짝을 지어놓았냐"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회자가 '화면을 같이 보자고 하시면 된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멘트를) 좀 더 하고 싶은데"라고 답해 녹슬지 않은 입담을 과시했다.
재미와 함께 감동도 시상식을 수놓았다. 베스트11 수비수상을 받은 곽태휘(31·울산)는 "울산 동료들, 너희들과 함께여서 행복했고 감동이었다. 울산과 K-리그 팬들, 그대들의 함성이 있었기 때문에 더 힘이 났다"는 인상적인 소감을 밝혔다. 미드필더 하대성(27·서울)은 "지난해 베스트11 선정 당시 내가 여기서 이 상을 받을 만한 선수인가 의문스러웠던게 사실이다. 때문에 떳떳하게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했는데, 그래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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