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고, 웃음이 넘쳤다. 2012년 K-리그를 마무리하는 '축구인들의 축제'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선수들의 화려한 공연과 감독들의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특별 무대로 마련된 콩트에서 이근호(울산)의 어설픈 연기에 팬들은 야유 대신 박수로 화답했다. 축제의 현장에는 모처럼 환희와 기쁨만이 넘쳐났다.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상식. 지난 9월 팬미팅에서 노래실력을 선보인 윤석영(전남)이 가장 큰 '특혜'를 받았다. 섹시 가수 지나의 듀엣 파트너로 선택됐다. 이번에는 깜찍 율동(?)으로 축제의 장을 들었다가 놓았다. 비밀리에 준비된 이벤트였다. 지나가 '10㎝'의 권정혁이 부른 노래 '귀여워'를 부르며 무대 아래로 내려오자 윤석영이 손을 잡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환상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그라운드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발재주는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지나와 호흡을 맞춘 커플 댄스로 춤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깜짝 이벤트를 위해 윤석영은 연습실에서 춤 연습을 하고 옷까지 협찬받는 등 무대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윤석영은 "원래 정장을 입고 오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노래가 '귀엽다'보니 귀여운 의상으로 준비해야 했다. 협찬 받은 옷인데 깜찍한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워했다. 지나와의 커플 댄스에 동료들의 시샘이 이어졌다. 윤석영의 '절친' 오재석(강원)은 무대를 구경하는 내내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휴대폰을 통해 직접 마음도 전했다. '석영아 부럽다~.' 그러나 선,후배 동료들의 시선은 사실 윤석영이 아닌 지나에게 쏠렸다. K-리그 시상식의 숨기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다.
2부 시상식의 화려한 막은 아시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이근호가 장식했다. 관객들을 직접 무대로 끌어들여 함께 코너를 만드는 코미디 프로그램 '관객모욕'의 게스트가 이근호였다. 개그맨 '아3인'의 '못생긴 표정'을 따라하고 섹시 댄스를 춰야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이근호는 관객을 '모욕'했다. 섹시 댄스는 귀여운 율동에 '불과'했다. 못생긴 표정에는 끔찍한 표정으로 응했다. 관객들의 마음이 넓어 다행이었다. 야유는 없었다. 웃음과 함께 박수를 보내줬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축제답게 입담도 넘쳤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이날도 화제의 중심이었다. 올스타전 뱃살 세리머니, 리그 우승 말춤 세리머니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러나 최 감독에게 말춤 세리머니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었던 모양이다. 최 감독은 "내가 겁이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을 처음 타보니 무섭더라. 떨어질 뻔 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면서 "앞으로 다시는 말을 안탈 것"이라고 말해 축제의 자리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A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긴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최연소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탤런트 김소현(15)이 "감독님은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자 "어른한테 그런 걸 물어보면 안돼"라고 답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최 감독은 "누가 대본을 이렇게 어렵게 써 놓았느냐"더니 멋쩍은 듯 "누가 이렇게 짝을 지어놓았냐"고 해 또다시 큰 웃음을 안겨줬다.
박상경 .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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