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42)이 구단 측에 사표를 제출했다.
성남 구단은 지난 1일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인 강원전 직후 신 감독을 비롯한 전 코칭스태프에게 일괄사표를 요구했었다. 신 감독은 7일 오후 구단 사무실을 찾아 박규남 성남 단장에게 직접 사표를 제출했다. 구단측은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고민중이다.
신 감독의 거취에 대해 팬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단의 사표 제출 요구가 알려진 이후 성남의 다수 팬들은 오히려 '신 감독 지키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성남 구단 홈페이지와 각종 축구게시판에 '신태용 감독을 믿어달라' '신 감독에게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홈 13경기 무승에 격분해 '위대한 성남은 죽었다'를 외쳤던 팬들이 막상 '레전드' 신태용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어보인다. 사퇴 요구보다 지지 표명이 눈에 띄게 많다. 승패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냉정한 프로세계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풍경이다. 지난 4년간 K-리그의 '젊은 지도자' 신 감독을 지켜봐온 성남팬들은 난세에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신 감독의 에너지를 믿고 있다. 지난 2009년 처음 사령탑에 오른 후 시련을 딛고 K-리그 준우승을 일궜고,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아시아 정상에 섰다. 지난해 한때 리그 15위까지 떨어지며 고전했지만, FA컵에서 끝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아시아챔피언 스리그 진출권은 거머쥐었다. 신 감독은 타고난 친화력을 지녔다. 프로선수들의 자율권을 존중하는 '형님 리더십'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성남을 사랑하는 팬들은 신 감독을 사랑한다. 구단, 선수단을 물론 팬, 언론을 사로잡을 줄 아는 유쾌한 인간미가 매력이다. 위기를 기회로 살려낼 수 있도록 결자해지의 기회를 줘야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다.
구단 측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6일 "사표를 받는다고 해서 그대로 해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여전히 우선순위는 신 감독이다. 주말 대화를 통해 향후 비전과 종합적인 대화를 나눈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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