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감독들이 새팀을 맡을 경우 3년이 필요하다고 한다.
선수와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림을 그리는데 1년. 전술을 맞추고 색깔을 입히는 데 1년. 그리고 본격적으로 본인의 축구를 펼치는 게 3년째라고 한다. 김인완 신임 대전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대전은 자유계약선수들과 임대선수들이 많아 새 판을 짜야한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수도 있다. 그런데 그는 대전과 협상할 당시 계약기간에 연연하지 않았다. 1년+1년 옵션에 군말없이 도장을 찍었다. 스플릿시스템이 만든 냉혹한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처음부터 계약기간에 신경쓰지 않았다. 내년 결과가 바로 내 입지다. 내년 시즌 강등된다면 대전 감독직을 더 맡을 이유가 없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사석에서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김 감독이 말하는 '미래'는 바로 '시간'이다.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 있다면 실패할 감독은 많지 않다. 정해진 시간 내에 최상의 결과를 뽑아내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숙명이다. 김 감독은 K-리그에서는 초보 감독이지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은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 김 감독은 "처음부터 각오한 현실이다. 이 정도 각오가 없었다면 대전 지휘봉을 잡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5일 취임식을 마치자 마자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이날 훈련에서는 외국인 선수와 김형범 등 일부 핵심선수, 부상자를 제외한 선수단이 모두 참여했다. 김 감독은 당초 선수들의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 슈팅, 패스 훈련까지 계획했으나 나빠진 날씨 탓에 가볍게 몸을 푸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처음으로 선수들을 만나 기대감이 더 컸다"고 했다. 그는 첫 훈련 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봐야할 자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선수 재계약부터 훈련 계획, 영입까지 할일이 태산이다.
대전은 6일 동국대학교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휴가에 돌입한다. 올시즌 경기를 많이 뛰지 않은 백업 선수들은 대전에 남아 훈련을 치를 계획이다. 1월에는 전지훈련을 떠난다. 김 감독은 부임 첫 날부터 "만만치 않다"라는 소감을 쏟아냈다. 김 감독의 '불면의 밤'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저앉을 시간이 없다. 1분1초가 아깝기 때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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