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의 새 파트너는 고성현이다."
지난 7월 2012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한국 배드민턴의 최대 과제는 이용대(24·삼성전기)의 새로운 남자복식 파트너였다.
정재성(30·삼성전기)이 이용대와 호흡을 맞춘 국가대표 마지막 도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고 떠났기 때문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한국 배드민턴으로서는 이용대와 새로 호흡을 맞출 적임자가 필요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중수 감독은 1순위로 고성현(25·김천시청)을 낙점했다.
당초 김 감독은 올해 말까지 고성현-이용대조를 테스트 한 뒤 또다른 후보자 유연성(수원시청), 신백철(김천시청)을 실험하려고 했다.
하지만 더이상의 실험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3개월 동안 고성현-이용대조를 테스트한 결과 최상의 조합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고성현은 이용대와 신장(1m80)이 같지만 체격은 더 우월하다. 강력한 파워가 주무기여서 이용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용대, 고성현 모두 플레이 스타일이 똑같기 때문이다. 이용대는 그동안 후위에서 좌우 수비를 커버해주는 정재성의 도움을 받아왔다.
고성현 역시 유연성과 오랫동안 남자복식을 하면서 정재성과 같은 역할을 맡아준 유연성의 도움을 받았다.
도우미에 익숙해진 두 선수가 만난 것이다. 현재로서는 두 선수 모두 활동반경이 좁다는 게 단점이다. 김 감독은 "유연성, 신백철은 혼합복식에 어울리는 선수다. 이용대의 새로운 파트너로 자꾸 실험을 하게 되면 혼합복식마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이용대와 고성현이 서로 행동반경을 조금씩 넓힐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남자복식을 평정한 김동문-하태권의 영광을 재현할 후계자로 고성현-이용대에게 깊은 신뢰를 보낸 것이다.
이같은 감독의 믿음을 알았을까. 고성현-이용대가 9일 전남 화순 이용대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 화순 빅터코리아 그랑프리골드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용대-고성현은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대표팀 동료이자 세계랭킹 6위인 김사랑(삼성전기)-김기정(원광대)을 2대0(21-12, 21-11)으로 제압했다.
지난 10월 프랑스오픈 슈퍼시리즈 이후 두 번째 우승이다. 고성현-이용대조가 연착륙하고 있음을 알리는 청신호이기도 하다.
특히 이용대로서는 자신의 고향에서, 자신의 이름이 걸린 경기장에서 고향팬들에게 화끈한 선물을 안겼다.
고성현은 지난해 유연성과 짝을 이뤄 우승한 데 이어 대회 2연패를 했고, 이용대는 고성현-유연성조에게 빼앗겼던 금메달을 고성현과 짝을 이뤄 탈환한 셈이 됐다.
이용대는 "나에게는 남다른 대회였기 때문에 마음가짐부터 달랐고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날 결승에서는 고성현-이용대가 물꼬를 트자 승전보가 이어졌다. 남자단식 이동근(한국체대)이 그랑프리급 이상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했고, 여자단식 성지현(한국체대)은 2연패를 달성했다.
여기에 엄혜원(한국체대)은 장예나(김천시청)와 짝을 이룬 여자복식과 신백철과의 혼합복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5개 종목을 싹쓸이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화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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