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시상식의 무산을 걱정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제10구단의 창단 승인도,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무사개최도. 선수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사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그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선수협)가 지난 6일 인천 송도 컨벤션센터에서 열었던 총회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제10구단 창단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불참하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선수협의 '골든글러브 보이콧' 선언으로 프로야구계의 연말 최고 이벤트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무산될 위기를 맞이했다. 주인공 격인 선수들이 빠진 골든글러브 시상식이란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KBO의 고민은 이어졌다. 사상 처음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지 않게 될 경우, 역대 최초의 700만 관중 돌파의 성과도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제10구단 창단에 대한 각계의 요구도 빗발쳤다. 제10구단 창단도 중요하거니와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무산되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컸다.
그렇게 지난 6일부터 11일 아침까지도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결국 KBO 이사회가 이날 오전 제10구단 창단을 공식 승인하며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선수협 역시 곧바로 '보이콧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날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던 시상식도 무사히 열리게 됐다.
2012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박한이-조명진 부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코엑스=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2.11/
그런데 이렇듯 급박하게 진행된 의사 결정의 과정속에서 선수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선수들은 제10구단 창단이 승인되고, 자신들도 연말 최대축제 이벤트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래서 아예 골든글러브에 참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방구단 소속 선수들은 아예 전날 미리 서울로 올라와 하룻밤을 지내고 난 뒤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삼성 박한이는 "전날 밤에 미리 서울에 올라와 있었다. 오늘 아침 이사회에서 제10구단 창단이 승인되고, 골든글러브 시상식도 무사히 열릴 줄 알았다"고 밝혔다. 보통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는 선수들은 멋진 정장을 입고,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하게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리 준비할 것들이 많다.
만약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무사 개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이런 준비를 미리 해놓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 나타난 선수들은 한껏 멋을 낸 모습이었다. 그만큼 제10구단 창단은 반드시 현실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믿었고, 나아가 골든글러브 시상식 역시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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