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만족스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는 경기였다."
리그 단독 3위와 최하위의 대결. 프로스포츠의 세계에는 늘 이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경기 전부터 예상은 한쪽으로 크게 치우쳐 있었다. 홈팀 전자랜드의 전력이 그만큼 최하위 KCC를 월등히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앞선 두 차례의 대결에서도 전자랜드는 KCC를 각각 5점차(66대61)와 13점차(77대64)로 이긴 바 있었다.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전자랜드는 1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에서 16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 포웰과 3점슛 2개를 포함해 13점을 올린 가드 정병국의 활약에 힘입어 KCC를 68대56으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KCC전 3연승을 이어가는 동시에 최근 2연승으로 단독 3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그러나 이날 승리를 거둔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약속된 팀 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유 감독은 "프로-아마 최강전 휴식기를 거치며 분명 팀 플레이가 흔들릴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연습을 시켰는데, 오늘 너무 선수들이 안이하게 경기에 임한 것 같다"면서 "팀플레이를 못하고 개인플레이로만 경기를 풀어갔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유 감독의 말처럼 이날 전자랜드는 한 수 아래의 KCC를 맞이해 상당히 고전했다. 1쿼터는 오히려 15-16으로 1점 뒤진채 마쳤다. 1쿼터에 전자랜드는 리바운드 수에서 6-9로 밀렸고, 2점슛도 8번 밖에 시도하지 못해 15차례 슛을 던진 KCC에 밀렸다. 턴오버는 오히려 5개로 1개가 더 많았다. 쿼터가 끝난 뒤 유 감독의 호통이 이어졌다. 이날 3쿼터에 결정적인 3점슛으로 팀의 승기를 굳힌 정병국은 "미리 팀플레이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코트에서 잘 안됐다. 1쿼터 끝난 뒤 감독님께 많은 지적을 받았다"고 했다.
그 덕분에 2쿼터부터는 전자랜드 본연의 모습이 이어졌다. 전자랜드는 2쿼터에서만 21-7로 점수차이를 벌이며 승기를 잡았다. 결국 이 차이가 그대로 경기 종료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유 감독의 표정은 또 다른 이유로 어두웠다. 바로 외국인 선수 디엔젤로 카스토가 3쿼터 초반에 발목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카스토는 이로 인해 4쿼터에 나서지 못했다. 유 감독은 "내일 쯤 상태를 체크해봐야겠다. 어쨌든 오늘은 전반적으로 잘 된 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면서 "개인플레이보다는 팀 플레이로 상대의 수비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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