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 게 전혀 없죠. 이미 얘기 다 해놨어요."
KIA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선수 영입에 관해서는 다른 팀의 부러움을 살 만큼 좋은 결과를 거뒀다. 특히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로페즈와 구톰슨의 원투펀치는 KIA 외국인선수 영입역사상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남긴 조합이었다. 이후 KIA는 2011년까지 무려 3년간이나 로페즈와 재계약을 유지하면서 상당한 메리트를 얻었다.
2012년 역시 마찬가지로 KIA의 외국인 선수 영입은 성공적인 결론은 얻었다. 사실 시즌 개막을 앞두고서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불안감이 컸었다. 로페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대신 2명 모두 좌완투수로 영입하려 했지만, 이 작업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어렵게 1월 중순 쯤에야 우완 앤서니 르루와 좌완 알렉스 그라만을 영입했는데, 그나마 알렉스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도중 기량 미달을 이유로 계약서에 도장도 찍기 전에 퇴출 됐다. 이후 데려온 왼손투수 호라시오 라미레즈도 선발로서의 위용은 보여주지 못한 채 불펜에서 잠시 활약하다 퇴출됐다. 앤서니 역시 시즌 초반에는 불안감만 안겨줬다. 앤서니의 4월 한달간 평균자책점은 무려 7.91이나 됐다.
그런데 5월 이후부터 앤서니가 안정감을 찾았다. 여기에 라미레즈의 퇴출 이후 데려온 헨리 소사가 걸물이었다. 초반에는 투구폼의 노출 때문에 잠시 고생했지만 소사는 선동열 감독과 이강철 투수코치의 지도를 받더니 금세 한국무대에 적응했다. 결국 앤서니는 시즌 11승, 소사는 5월 말에 합류했음에도 9승을 거둬 함께 20승을 합작했다. 이 정도의 성과면 외국인 선수 영입을 통해 KIA가 꽤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그렇다면 2013년의 외국인 선수 구도는 과연 어떻게 이뤄질까. 다른 팀들은 속속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발표하고 있다. 한화의 경우 김응용 신임 감독이 직접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 위해 외유까지 하고 돌아왔다. 그러나 KIA는 조용하기만 하다. 외국인 선수의 재계약 혹은 새로운 영입 작업이 잘 안이뤄져서일까.
그렇지는 않다. 이 조용함은 곧 여유의 표현이다. 이미 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두 명의 외국인 선수, 앤서니와 소사에게 2013년에도 함께 하자는 통보를 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기 때문이다. KIA 관계자는 "시즌이 종료되면서 두 선수에게 이미 재계약에 관한 의사를 통보해놓은 상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두 선수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는 내년 1월 31일 이전까지만 등록을 완료하면 된다. 아직 한 달 이상 여유 시간이 남아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미 재계약이 거의 확실한 선수들에 대해 KIA 측에서는 여유로운 태도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KIA는 조금 더 나은 전력 보강에 관한 준비작업도 하고 있다. 이미 외국인 스카우트를 해외로 파견해놓은 상태다. 앤서니나 소사를 능가할만 한 선수가 있는지 알아보려는 준비다. KIA 측은 "두 선수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도 사실 꽤 있다. 다만 계약금이나 한국무대에 새로 적응할 수 있을 지 등의 변수가 있어서 심사숙고 중이다. 그래서 현재 팀의 입장은 앤서니-소사와의 재계약을 기본방침으로 하되, 이들보다 더 나은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를 영입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확실한 보험(앤서니-소사)이 있기에 이렇듯 여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KIA가 과연 새로운 '보물'을 찾게 될 지 아니면 기존의 보물들로 2013년을 알차게 맞이할 지 지켜볼 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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