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속으로 조마조마했지요."
17일 새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29·미국) 영입을 발표한 뒤 한화 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이브랜드를 최종 낙점하기까지 한화 구단을 가슴 졸이게 한 이는 김응용 감독(71)이었다.
구단 딴에는 7개월 동안 공을 들여 삼고초려 끝에 이브랜드를 포섭(?)하는데 성공했는데 최종 관문에서 낙방하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최종 관문은 김 감독의 심사과정이었다. 구단은 김 감독이 부임(10월 10일)한 이후 스카우트팀에서 추려낸 후보 5명의 경기장면 등이 담긴 영상을 김 감독에게 제출하고 수시로 선수 관련 브리핑을 했다.
김 감독은 이들 영상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스카우트팀의 보고사항을 종합한 뒤 최근에 와서야 "이브랜드가 괜찮겠다"는 합격통보를 내렸다. 김 감독 부임 이후 선수보강을 위해 내린 '첫 작품'인 셈이다.
김 감독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류현진(미국 진출), 박찬호(은퇴), 양 훈(경찰청 입대) 등 선발라인을 무더기로 잃은 가운데 FA(자유계약선수)시장에서도 대체자원을 건지지 못한 상태였기에 더욱 그랬다.
김 감독은 "내년시즌 한화는 외국인 투수에 운명을 걸다시피 해야 희망이 있다"면서 "바티스타에 대한 재계약이 일찌감치 확정된 터라 나머지 1명이라도 최강의 자원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구단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래 외국인 선수 영입까지 직접 나서는 성격이 아닌데 이번에는 직접 관찰을 하던지, 스카우트팀의 보고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내가 원하는 선수를 잡도록 하고 싶다"며 '적극개입'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구단은 김 감독의 방침에 순응하기 위해 'OK' 사인이 내려올 때까지 외국인 선수 관련 정보를 세세하게 보고하고, 계약 추진 현황을 상의하기도 했다.
결국 이브랜드를 영입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공을 들여온 구단과 김 감독의 의견이 극적으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계약금 5만달러, 연봉 25만달러 등 총액 30만달러(약 3억2000만원)에 입단한 이브랜드는 한화가 지난해부터 영입 대상 리스트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삼성이 지난해 카도쿠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저스틴 저마노를 영입하기 이전에 접촉했을 때만 해도 이브랜드는 한국행에 뜻이 없었다. 메이저리그에 미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시즌 들어 이브랜드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던 지난 5월에는 한화로부터 입단제의를 받았지만 역시 'NO'였다. 그로부터 며칠 뒤 메이저리그로 재승격됐으니 그럴 만했다.
하지만 7월 중순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온 이브랜드는 이 때부터 한국행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메이저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는 자신의 선수생활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한화는 이런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9월까지 지속적으로 이브랜드를 만나 집중적으로 설득한 끝에 승낙을 받아낼 수 있었다.
결국 이브랜드에 대한 한화 구단의 열정과 판단은 틀린 게 아니었다. 김 감독도 구단의 정성을 알았는지 좌완 투수에 안정된 제구력을 높이 평가하며 'OK'로 화답했기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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