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 단아, 우아…." 배우 한효주를 볼 때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이런 이미지들은 한효주가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녀가 이 모든 것을 벗어던졌다. 영화 '반창꼬'를 통해서다. 영화 속 한효주가 연기한 미수 캐릭터는 막무가내에 가깝다. 폭탄주 제조에 막말까지. '반창꼬'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한효주는 껍질을 깨고 한 단계 성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한효주에게 '반창꼬'란?
'반창꼬'는 소방관 강일(고수)과 의사 미수(한효주)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영화. 한효주는 "영화 '반창꼬'가 한효주에겐 (상처를 치유해주는) '반창꼬'"라고 말했다.
"한창 힘들었을 때 미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동안 내가 가져보지 못했던 자유롭고 적극적인 성격을 지니게 됐어요. 전 남을 많이 배려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에 해보고 나니까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먼저 생각하면서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어요."
그녀는 "처음에 부담은 됐다. 나한테 그런 역할이 과연 어울릴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도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웬걸? 저한테 그런 면이 있더라고요.(웃음) 저한테 아예 없는 성격은 아니었는데 저 깊은 곳에 억누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그걸 잘 끄집어 낸 거죠."
이어 "하다 보니 너무 재밌더라"며 "나는 우유부단하고 소극적인 편이라 따지고 보면 적극적인 영화 속 캐릭터와 비슷한 게 많은 것 같진 않지만, 풍기는 미묘한 분위기와 말투가 비슷한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 '반창꼬'의 개봉을 앞두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효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12.10/
한효주에게 사랑이란?
한효주의 사랑에 대해 물어봤다. 그녀는 "사랑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며 웃었다.
"전 굉장히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고, 많이 닫혀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적극적이지 못하고요. 확실히 일을 하는 것보단 좀 (사랑에) 서툰 것 같긴 해요. 일하는 것처럼 사랑하면 정말 사랑만 할 것 같아요.(웃음) 아직까지는 나이도 어리고, 마음 먹기가 힘든 것 같아요."
"사랑은 아직"이라는 한효주가 이번 크리스마스엔 뭘 하며 지낼까? "다행히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에 스케줄이 없더라고요. 집에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파티나 할까 생각 중이에요. 사실 전 크리스마스 파티가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파티가 기대된다는 듯, 한효주의 얼굴이 환해졌다. "예전엔 쉬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어요. 책도 봐야 되고 영화도 봐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었죠. 그런데 이젠 쉴 때만 벼르고 있다가 정말 푹 쉬어요. 푹 자고 일어나서 밥 한 끼 해먹고 빨래 한 번 돌리고 다시 밥 먹으면 하루가 다 가더라고요.(웃음)
한효주에게 고수란?
'반창꼬'에서 같은 소속사 배우 고수와 호흡을 맞췄다. 고수가 소속사에 들어온지 오래되지 않았던 터라 영화 촬영이 시작된 뒤에야 친해졌다고 했다.
"너무 좋았어요. 정말 좋았어요.(웃음) 왜냐하면 굉장히 생각이 바른 분이에요. 덕분에 저도 건강하게 잘 지냈던 것 같고 자상하고 잘 챙겨주세요. 또 늘 사람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란 생각이 들었어요. 데뷔한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정형화돼 있지 않은 연기를 하시니까요. 많이 친해졌어요."
"내가 나를 가두고 있다가 '반창꼬'를 통해 거기에서 자유로워진 느낌"이라는 한효주는 "앞으로 일하는 게 기대가 된다"고 했다.
"사실 사람이 꼭 잘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런데 그동안은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게 죽기보다 싫었던 거죠. 그걸 버리니까 사는 게 편해지더라고요.(웃음) 이젠 잘해야 된다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요. '사람이 꼭 착해야만 해?', '꼭 잘해야만 해'라고 생각하니 어느 순간 제 자신이 일을 하고 있는 걸 즐기고 있더라고요."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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