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속에 제18대 대통령선거 투표 열기는 전에 없이 뜨거웠다. 19일 오후 4시, 17대 대선 최종 투표율 63%을 훌쩍 넘어섰다.
스포츠스타라고 운동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른아침부터 저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나섰다. 선수와 체육인의 삶의 질과 은퇴 후를 담보하는 체육 문화정책을 이끌어갈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일이다. 적극적인 참여로 답했다.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 후 화사한 인증샷을 남겼다.
'마린보이' 박태환(23·단국대 대학원)은 오전 11시30분경 부모님과 함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집 인근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1989년생인 박태환은 지난 2007년 대선때만 해도 만 18세로 투표권을 갖지 못했다. 생애 첫 대선 투표다. 20년 가까이 물살만 갈라온 박태환이지만, 요즘 들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부쩍 관심이 늘었다. 단국대 대학원에 진학하고, 훈련소에서 공부하는 또래 절친을 만나면서 관심이 더 커졌다. 지난 10월 기자간담회 당일 있었던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절친과 내기를 할 만큼, 정세에 관심이 많아졌다. 동료들과 함께 수영선수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고 있다.
'도마의 신' 양학선(20) 역시 생애 첫 대선이다. 18일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마치고 광주로 향했다. 스무살의 올림픽 챔피언 양학선은 16일 도요타컵 도마 종목에서 우승하고 금의환향한 직후 투표의 권리를 행사했다. 부모님의 비닐하우스 집은 전북 고창이지만, 광주에서 나고 자란 '광주체고' 출신 양학선의 주소지는 여전히 광주다. 바짝 세운 헤어스타일에 가죽재킷을 입은 멋진 모습으로 투표장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올렸다. 양학선의 기술이 '양1'으로 불리듯 주소지도 '양동'이란 점이 재밌다.
'펜싱스타' 신아람(26·계룡시청) 역시 18일 오후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마치자마자 KTX를 타고 집이 있는 대전으로 이동했다. 23일부터 대통령기 대회, 내년 1월부터 A급 선수권, 그랑프리 대회가 줄지어 잡혀있지만, 선수촌에서도 이날 하루만큼은 귀향을 허락했다. 오로지 투표를 위해 대전행을 감행했다. 런던올림픽 눈물의 1초 오심 사건으로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신아람은 펜싱 외에 사회, 문화 전반에 관심이 많다. 공약을 꼼꼼히 살핀 후 투표에 참여했다. 골드 디테일이 돋보이는 블랙패딩을 입고 투표소로 향하는 길, 시크한 포즈의 인증샷을 찍어보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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