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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펜스확장 효과, 그 키를 쥔 투수는

by 노재형 기자
한화가 내년부터 홈 대전구장의 펜스를 확장하지만, 유창식을 비롯한 일부 투수들의 제구력 보강은 여전히 절실하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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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홈인 대전구장은 요즘 공사가 한창이다. 외야 펜스를 뒤로 확장하고,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바꾸는 리모델링이다. 눈에 띄는 것은 펜스까지의 거리다. 좌우 97m에서 99m, 중앙은 114m에서 121m로 멀어지고, 높이도 좌우 3.2m, 중앙 4m로 높아진다. 한마디로 홈런을 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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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김응용 감독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김 감독은 한화 사령탑 취임 당시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서는 구장이 좁아서는 안된다"며 펜스 확장을 구단에 요청한 바 있다. '좋은 플레이'란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적당한 투수전과 수비전도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화 마운드 수준을 감안한 결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올시즌 한화 투수들은 피홈런 106개를 허용했다. 8개팀 중 가장 많았다. 팀평균자책점 역시 4.55로 꼴찌였다. 실점이 많았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피홈런 때문이었다.

과연 한화는 내년 '홈런 공장' 이미지를 지울 수 있을까. 일단 펜스까지의 거리를 늘리면 홈런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홈런 감소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지는 알 수 없으나, 공격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수비에서는 홈런 폐해를 분명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LG의 경우 한화와는 반대로 2009~2010년 두 시즌 동안 홈인 잠실구장 펜스를 앞당긴 적이 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바람에 2011년부터 원래의 거리대로 쓰고 있다. 그만큼 펜스를 움직인다는 것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감독마다 수비에서 홈런수를 줄이려는 '보수적' 입장이 강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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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의도대로 한화 투수들의 피홈런은 분명 줄게 돼 있다. 하지만 그 폭은 투수들의 능력에 달려있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류현진과 박찬호, 양 훈이 빠진 상황에서 투수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선발로 뽑았다. 나머지 선발 3자리는 김혁민 유창식 정민혁 등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1~3선발로 활약했던 투수들이 모두 떠났기 때문에 역대 최약체의 선발진을 꾸려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올해 선발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바티스타와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김혁민을 제외하면 검증된 선발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새 외국인 선수 대나 이브랜드는 에이스로 뛸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국내 적응의 과제를 안고 있어 섣불리 활약상을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이브랜드가 메이저리그 시절 장타 허용이 적은 투수로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392⅔이닝 동안 피홈런 28개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볼티모어에서 중간계투로 던지며 32⅓이닝에서 3홈런을 내줬다. 김 감독은 이브랜드에 대해 "새 용병은 변화구 컨트롤이 되는 투수다. 기대를 한다"고 했는데, 바로 코너워크에 능하고 실투를 좀처럼 하지 않는 투수라는 것이다. 펜스거리가 멀어진 대전에서 자신의 장점인 제구력을 앞세운다면 에이스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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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는 올시즌 86이닝 동안 7개의 홈런을 허용했고, 김혁민은 146⅓이닝 동안 9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9이닝 한 경기당 피홈런이 바티스타는 0.73개, 김혁민은 0.55개였다. 홈런을 많이 맞는 투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유창식의 경우 올시즌 111⅓이닝 동안 13개의 홈런을 맞았다. 게임당 1개 이상의 홈런을 허용했다는 뜻이다. 유창식은 올해도 제구력 때문에 고전했다. 게임마다 기복을 보인 것도 제구력 문제에서 비롯됐다. 피홈런과 볼넷(79)이 많았다. 이 부분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내년에도 홈런 때문에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가 펜스 거리를 확장하지만, 일부 투수들의 제구력 보강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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