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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서 첫 연봉삭감, 이범호 쓴 보약을 먹었다

by 이원만 기자
◇지난 6월 2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땀을 뻘뻘 흘리며 타격훈련을 마친 KIA 이범호가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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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쓴 맛은 오히려 인생에서 더없이 좋은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연봉 삭감의 한파를 피하지 못한 KIA 이범호가 다시 한번 부활의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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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27일 오전 이범호를 포함해 양현종, 최향남(이상 투수) 신종길(외야수) 김주형(내야수) 등 총 5명과 재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재계약을 맺은 5명의 선수들은 2012시즌 활약이 미미했던 인물들이다. 그나마 최향남이 마무리 역할을 해준 것을 감안해 7000만원으로 동결됐을 뿐, 다른 4명은 모두 연봉이 뭉텅 삭감됐다.

특히나 이 가운데 가장 크게 연봉이 삭감된 인물이 바로 이범호다. 이범호는 2011년 4억원의 연봉을 받았다가 올해는 4억9500만원을 받았었다. 2011년에는 최희섭과 공동으로, 그리고 2012년에는 단독으로. 이범호는 2년 연속 팀내 연봉킹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팀내 위상을 알 수 있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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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는 연봉킹의 자리를 장담키 어려울 수도 있다. 무려 6000만원(12.1%)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결국 이범호는 4억3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현재까지 팀내에서 가장 큰 삭감액이다. 삭감률로는 투수 심동섭(40%, 7500만원→4500만원)에 못 미치지만, 액수로는 1위다. 고액 연봉자로서의 자존심에 금이 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범호는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만큼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2012시즌은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후반기 생긴 햄스트링 부상이 좀처럼 낫지 않으면서 다른 부상들이 한꺼번에 겹치는 바람에 경기 자체에 나설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팀내 최고연봉자로서 그리고 중심타자로서 도무지 제 몫을 할 수 없었다. 겨우 42경기에 나와 41안타 2홈런 19타점 13득점으로 타율 2할9푼3리를 기록했을 뿐이다. 마음으로는 그라운드에서 몸을 던지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럴만한 상태가 안됐다. 이범호의 복귀를 오매불망 그리던 벤치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누구보다 속이 탄 것은 바로 이범호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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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범호가 무려 6000만원의 연봉 삭감을 감수한 것은. 오히려 이 좌절감을 내년 시즌의 성취감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가 뜨겁다. 이미 지난 11월에 진행된 팀의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캠프부터 이범호의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선동열 감독이 "몸을 잘 만들어온 것 같다"며 칭찬했을 정도로 이범호는 내년 시즌 준비에 모든 집중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비록 KIA에서 첫 연봉 삭감을 경험했지만, 오히려 이 쓴 약이 오랜 부상에 시달렸던 이범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명약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한편, 투수 양현종도 1억4000만원에서 5000만원이 삭감된(삭감률 35.7%) 9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신종길도 종전(6000만원)보다 1500만원 삭감된 4500만원에, 김주형은 1000만원이 삭감된 3500만원에 계약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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