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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촌철살인 축구 말말말 10선]기성용 "명보야, 니가 짱먹어라"

by 스포츠조선

또 그렇게 한 해가 흘러가고 있다. 환희, 영광, 아픔, 눈물이 교차했다.

'흑룡의 해' 임진년,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10주년을 맞았다. 신화는 다시 한번 한반도를 흠뻑 적셨다. 홍명보호는 여름 밤을 뜨겁게 했다. 3-4위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침몰시키고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K-리그는 숙원인 강등제를 처음 도입했다. 상, 하위리그로 나뉘는 스플릿시스템이 실시됐다. FC서울이 K-리그를 제패했고, 상주와 광주가 2부 리그로 떨어졌다. 울산은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한국 프로축구의 위용을 과시했다.

그림자도 있었다. 올초부터 불어닥친 대한축구협회의 연이은 실정에 팬들은 등을 돌렸다. 비리직원 특별위로금 지급, '박종우 독도 세리머니' 대응 미숙 등 행정 난맥상이 도마에 올랐다.

지구촌 축구도 뜨거웠다. 맨체스터 시티가 맨유, 첼시, 아스널, 리버풀 등 '빅4'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게르트 뮐러(독일)의 한 해 최다골 기록(85골)을 40년 만에 경신했다. 91골로 올해를 마감했다.

역사의 향연 속에 풍성한 말들이 쏟아졌다. 2012년 축구를 '촌철살인 말말말 10선'으로 정리했다.


스포츠 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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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보야, 니가 짱먹어라"(기성용·23·스완지시티)

주장 구자철의 "와~런던이다"라는 말과 함께 홍명보호는 뉴캐슬에서 올림픽 동메달 신화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일본과의 3~4위전, 경기가 끝나기 전 홍 감독은 김기희를 투입, '평생 잊을 수 없는 4분과 군면제를 선물했다. 홍 감독의 리더십과 전술에 감복한 기성용은 호텔 게시판에 '친근한 어투'의 찬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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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 군대에 가지 않겠다면, 내가 대신 가겠다"(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43)

모나코에서 장기 체류 자격을 얻어 병역을 미룬 박주영은 십자포화를 맞았다. 급기야 A대표팀에서 제외되는 등 위기에 몰렸다. 런던행을 준비하던 홍명보 감독에게 박주영은 마지막 퍼즐이었다. 결단을 내렸다. 스스로 박주영의 병풍을 자처했다. 사생결단은 결국 올림픽 동메달의 해피엔딩으로 귀결됐다.

"독립투사 한분이 오셨다"(최강희 A대표팀 감독·53)

박종우(23·부산)는 일본을 누르고 동메달을 확정지은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들어올렸다. 문제가 됐다. 일본의 딴지로 박종우는 동메달을 받지 못하고 IOC의 징계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국민들은 박종우에 열광했다. 9월 박종우를 A대표팀으로 부른 최강희 감독도 '독립투사' 대우(?)를 해줬다. 이에 기성용은 "내가 했어야 하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동물이지만 오늘 같이 즐겼으면 좋았을 것인데 말이 도와주지 않았다. 아무래도 수입산 말 같다"(최용수 FC서울 감독·41)

K-리그는 FC서울 천하였다. 승점 96점(29승9무6패)은 역대 K-리그 최다 승점-승리다. 데얀과 몰리나는 한 시즌 최다골(31골)과 도움(19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 감독의 리더십에는 해학이 넘쳤다. 우승 세리머니에 진짜 말을 타고 등장했다. 하지만 낙마의 위험에 터진 한마디에 모두들 배꼽을 잡았다.

"글쎄요"(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66)

대한축구협회로서는 최악의 한 해였다. 횡령과 절도를 한 회계 담당 직원에게 거액의 특별위로금 지불, 저자세 외교 등으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됐다. 조중연 회장은 오락가락했다. 차기 회장 선거에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그는 책임을 묻는 질문에 "글쎄요"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어두운 자화상이었다.

"이겨도 뭐라 그러고, 져도 뭐라 그러고"(윤성효 부산 감독·50)

K-리그는 감독들의 무덤이었다. 16개 구단 중 10명의 감독이 바뀌었다. 한때 '세제믿윤(세상에서 제일 믿음직스러운 윤성효)'으로 불린 윤성효 전 수원 감독은 승패에 관계없이 팬들의 '퇴진 운동'으로 마음고생을 했다. 수원 사령탑에서 물러난 그는 부산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말에 감독들의 아픔이 담겨있다.

"확실한 건 우리가 강등 1순위라는 겁니다"(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55)

K-리그에 첫 도입된 승강제에 상주 상무와 광주 FC가 강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상주는 군팀이라는 한계 속에 9월 이사회에서 성적과 관계없이 강제 강등이 확정됐다. 이사회 발표 하루 뒤 열린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박항서 감독은 강등 1순위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상주 상무."

"히딩크 감독님과의 포옹, 10년 전엔 포근했는데…"(박지성·31·QPR)

7월 5일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 10주년 기념 K-리그 올스타전. 박지성이 골은 넣은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의 품에 안겼다. 10년 만이었다. 박지성은 의외의 느낌을 전했다. "10년 전 히딩크 감독님과의 포옹은 포근했다. 그런데 20대 초반의 느낌이 아니었다." 박지성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7년간 정든 맨유를 떠나 QPR(퀸즈파크레인저스)로 이적해 화제를 모았다.

"메시의 유일한 약점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지 않은 것이다"(게르트 뮐러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팀 수석코치·67)

리오넬 메시(25·바르셀로나)의 기록파괴가 멈추지 않고 있다. 메시는 40년 동안 묵혀있던 게르트 뮐러의 한해 최다골(85골)까지 바꿨다. 2012년에만 무려 91골을 넣었다. 기록의 원주인공 뮐러 역시 메시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가 기어코 찾아낸 메시의 약점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지 않았다"는 것 뿐이었다.

"맨체스터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번엔 길 반대쪽이다."(로베르토 만시니 맨시티 감독·48)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맨유는 선덜랜드를 1대0으로 꺾었다. 맨시티는 꼭 이겨야만 우승할 수 있었다. 1대2로 QPR에 뒤지고 있던 인저리타임 5분. 제코와 아게로의 기적 같은 연속골이 터졌다. 맨유에 눌려있던 맨시티가 다시 EPL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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