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후안 파틸로(25·1m96).괴물이다. 수준이 다른 고탄력을 무기로 화려한 농구를 선보인다. 경기당 평균 2.17개로 덩크슛 1위. 그의 화려한 농구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그를 써야하는 소속팀 감독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프다. 그 출중한 능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 수비 등 팀 공헌도도 떨어진다. 간혹 오버하다 경기를 어렵게 할 때가 있다. 전형적인 기분파다. KGC 이상범 감독이 참다 못해 폭발했다. 언론에 "경고누적, 퇴출고려"까지 언급했다. 실제 올스타 브레이크 전 몇 경기에 출전 시간을 확 줄였다. 파틸로 대신 키브웨 트림이 더 많은 시간 코트에 서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까지 KT에서 뛰던 찰스 로드가 떠오른다. 로드 역시 고탄력으로 화려한 농구의 대명사였다. 개인 능력이 출중했던 그는 동시에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였다. 전창진 감독과는 시즌 내내 갈등의 연속이었다.
소속팀 이상범 감독에게 '계륵'같은 존재로 콕 찍힌 파틸로. 그에게 팀 플레이 보다 개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도 되는 올스타전은 최상의 무대였다. 브레이크 직전 확 줄어든 출전 시간으로 몸이 근질근질하던 차.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파틸로는물 만난 고기로 변신했다. 매직팀(SK, KGC, 전자랜드, 삼성, KCC) 베스트5로 출전한 그는 화려한 움직임으로 코트를 지배했다. 자신의 33득점(8리바운드, 6어시스트) 중 절반에 가까운 16점을 덩크슛으로 꽃아넣으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덩크슛 컨테스트보다 실전에서 더 화려한 덩크슛을 선보일 정도로 파틸로의 플레이는 돋보였다. 평소 손발을 맞춰왔던 팀 동료 김태술이 포인트 가드로 나서면서 파틸로의 플레이가 더 빛날 수 있었다.
매직팀은 시종일관 드림팀(모비스, 오리온스, 동부, LG, KT)에 끌려갔다. 경기 내내 끌려가다 종료 2.8초 전에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순간의 영웅도 파틸로였다. 118-118 동점이던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에서 침착하게 미들 슛을 림에 꽂아넣었다. 드림팀의 마지막 공격은 턴오버 속으로 무산됐고 경기는 120대118 매직팀의 역전승 그대로 끝났다. 파틸로는 "미스매치 속에 좋은 찬스가 나왔던 것 같다"고 짜릿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파틸로는 기자단의 72표 중 50표를 얻어 KBL 데뷔 첫 해 감격의 올스타전 MVP에 올랐다. 전반 종료 후 진행된 덩크슛 컨테스트에서도 화려한 투핸드 덩크로 LG 로드 벤슨을 제치고 외국인 덩크왕에 올라 2관왕을 차지. 외국인 선수가 올스타전 MVP에 오른 것은 지난 2004~2005시즌 찰스 민랜드(KCC) 이후 무려 8시즌만이다. 파틸로는 "외국인이 MVP를 받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받게 되서 놀랐다. 의식하지는 않았고 경기를 하다보니 우연치 않게 영광을 얻게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날 잠시 기뻤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당장 소속 팀으로 돌아가면 코칭스태프의 냉랭한 시선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브레이크 직전 출전시간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유를 아느냐'고 묻자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몇분을 뛰든 코트 위에 있을 때의 플레이가 중요하다"며 슬쩍 피해갔다. 이날 상금의 용도에 대해 "구단 벌금 내는데 써야할 것 같다"는 어색한 농담도 던졌다.
모비스 양동근은 이날 경기 중간 행사로 진행된 스피드 슛 컨테스트과 3점 슛 컨테스트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승준은 KT 김현민을 꺾고 국내 선수 덩크왕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파틸로 외 매직팀 김태술이 24득점, 8어시스트, 6스틸로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드림팀에서는 로드 벤슨(25득점-13리바운드)과 조성민(3점슛 6개 포함, 22득점), 최진수(18득점-6어시스트)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잠실실내=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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